얼마나 시끄러웠길래..프랑스 법원 "개구리 587마리 사는 연못 메워라"

짝짓기 하는 개구리/조선DB

프랑스 법원이 개구리 수백마리가 사는 연못을 메우라고 판결했다. 개구리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다.

15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그리뇰 지방 도르도뉴 마을에 사는 마이클과 애니 페세라스 부부는 12년 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땅에 300제곱미터 짜리 연못을 만들었다. 연못이 생긴 뒤 이곳에는 물고기와 오리가 살게 됐고 사슴, 멧돼지 등 야생동물도 이곳에 와서 목을 축였다.

개구리도 이 연못 주민 중 하나였다. 맨 처음 두 사람이 연못을 팔 때에는 이곳에 사는 개구리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마이클과 애니 페세라스 부부/모금사이트

지난 2012년 개구리 수가 40마리쯤 달했을 때 처음 소송이 제기됐다. 개구리가 짝짓기를 하는 시기에 그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다. 이웃집 침실에서 측정했을 때 그 소음이 63데시벨에 달했다. 60데시벨은 의자를 끄는 소리 정도의 소음이다. 사람의 일반적인 대화 소리도 40~60데시벨 정도다.

2012년 처음 소송이 제기됐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어떤 사건으로 분류해야할 지 판단하지 못해 한참동안 사건 처리가 미뤄졌다. 2014년에 사건은 한 차례 기각당했지만 이후 다른 법원에서 다뤄지게 됐다.

9년 뒤인 지난 3일, 법원은 이들 부부에게 90일 이내에 연못을 메우고 이웃들에게 각각 1만3000유로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곳에 사는 개구리 587마리도 함께 이주해야한다. 이후에도 연못을 그대로 두면 하루에 벌금 150유로를 내야한다. 환경운동가들은 이 연못에 보호종 6종이 살고 있다고 주장하며 연못을 없애기 전에 개구리들을 이주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이클과 애니 페세라스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300제곱미터짜리 연못./모금사이트

페세라스 부부는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며 청원과 함께 온라인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청원에는 이틀만에 9만명이 서명했다. 하지만 1만 유로를 목표액으로 정한 모금운동에는 아직 120유로만 모인 상태다.

과거 프랑스에서는 닭 울음 소리, 냄새나는 소, 꽥꽥거리는 오리에 대해 법적 조치가 취해진 경우가 있었다. 매미가 우는 소리와 교회의 종소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