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숨진 채 발견된 노숙인..막을 수는 없었나
<앵커>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청주의 길거리에서 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앞서 거리를 헤매던 남성에게 119 구급대원과 경찰이 도움을 주려 했지만, 남성은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JB 박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 시간 경찰관이 순찰차에서 내린 남성을 부축해 의자에 앉힙니다.
50대 노숙인 박 모 씨입니다.
경찰관은 이내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와 핫팩을 구입해 박 씨에게 쥐여줍니다.
그러나 박 씨는 3시간 뒤인 오전 8시 40분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박 씨의 행적을 살펴보니 박 씨는 여러 차례 죽음을 피할 수도 있었습니다.
앞서 새벽 3시 50분쯤 800m가량 떨어진 또 다른 편의점 점원이 가게 앞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박 씨를 발견하고 119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박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진료를 거부하고 병원 밖으로 나왔습니다.
[소방 관계자 : 의료보험이 없으시대요. 비용이 한 30만 원 정도 발생한다고 했더니, 이분이 난 진료 못 받는다고 하면서 지인이 있는 내덕동으로 이송해달라고 해서.]
결국 구급대원들은 박 씨를 경찰에 인계했고, 경찰은 박 씨가 원한다며 편의점 앞에 내려줬습니다.
지구대에서 강제로 보호할 수도 없고, 구청 당직실로 가기 싫다는 박 씨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경찰 관계자 : 구청에 시설을 갈 수 있는데 가겠느냐 이 사람이 안 간다. 집이 어디냐 했더니 여기 내려주면 갈 수 있다고 이렇게 얘기를 한 거죠.]
경찰도 소방도 나름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고는 하지만, 강추위 속 거리를 헤매던 노숙인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홍정 C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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