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포기 고민하던 아들, 서산에 달려온 아버지 "형의 꿈까지"

이상학 2020. 12. 1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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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그만둘 수 없었어요."

한화 우완 투수 김종수(26)는 2013년 8라운드 전체 74순위로 하위 지명을 받았지만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김종수의 형도 어릴적 같이 야구를 했다.

"힘들 때 가족들이 큰 힘이 됐다. 형도 야구를 했는데 프로는 오지 못했다. 쉽게 그만 둘 수 없었다"고 돌아본 김종수는 재활 고비를 넘어 2018년 9월 1군에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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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대선 기자] 한화 김종수가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쉽게 그만둘 수 없었어요.”

한화 우완 투수 김종수(26)는 2013년 8라운드 전체 74순위로 하위 지명을 받았지만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데뷔 첫 해 1군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할 만큼 팀 내 기대치가 높았다. 140km대 중반의 빠른 공이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1군 데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팔꿈치 때문이었다. 2년차였던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뒤 군대를 다녀왔다. 2017년 팀 복귀 후 그동안 아쉬움을 달래듯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의욕이 지나쳤던 것일까. 또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고, 그해 9월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대 초반 젊은 나이에 두 번의 수술과 지루한 재활. 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는 시련의 시기였다. 설상가상 2018년 재활 도중 다시 한 번 통증이 생겼다. 재활에 제동이 걸리면서 김종수는 좌절했다. 

그는 “원래 생각이 많지 않다. 뭐든지 생각없이 잘 버티는 스타일인데 재활할 때는 생각이 많아졌다. 2018년 초 재활하던 중 공을 던지기 시작하는데 다시 아팠다. ‘이제 정말 힘든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야구를 그만해야 하나 싶어 아버지와 얘기했다”고 떠올렸다. 

그러자 서울에 있던 아버지가 한화 재활군이 있는 서산까지 한걸음에 달려왔다. 풀죽은 아들을 향해 “여기서 포기하면 아깝지 않느냐”며 “넌 형의 꿈을 같이 하는 거야”라는 말을 건넸다. 김종수의 형도 어릴적 같이 야구를 했다. 형의 몫까지 프로에서 꿈을 이루고 싶었다. 

[OSEN=수원 , 곽영래 기자]7회말 1사 1,2루 한화 김종수가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힘들 때 가족들이 큰 힘이 됐다. 형도 야구를 했는데 프로는 오지 못했다. 쉽게 그만 둘 수 없었다”고 돌아본 김종수는 재활 고비를 넘어 2018년 9월 1군에 데뷔했다. 데뷔 6년 만이었다. 이듬해 5월15일 대전 키움전에선 목표로 삼았던 데뷔 첫 승리의 감격까지 맛봤다. 

올 시즌에는 1군 주축 투수로 성장했다. 54경기에서 50이닝을 던지며 1승1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5.94 탈삼진 43개를 기록했다. 몇몇 경기에서 대량 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높아졌지만 140km대 중후반의 힘 있는 공을 인정받아 중요 상황에서 자주 부름을 받았다. 

김종수와 함께 한화 불펜의 필승맨으로 떠오른 동갑내기 윤대경은 “불펜은 1~2경기만 삐끗해도 평균자책점이 확 올라간다. 기록만 보면 아쉬울 수 있지만 종수는 시즌 내내 일정한 구위를 유지했다. 캐치볼 할 때마다 부러울 만큼 공이 정말 좋다. 중요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김종수는 “지난해까지 제구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던졌는데 올해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볼넷을 주더라도 세게 던져서 타자를 이기자는 마음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아직 1군에서 통했다고 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시기상조다. 오랜 시간 바닥을 치면서 겸손해질 수 있었다. 1군에서 1경기라도 던져보고 그만두는 게 목표였다. 어려운 때가 있었기에 지금 1군의 소중함과 가치를 잘 안다. 아프지 않고 내년에 조금이라도 더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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