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語사전] 사상 공세를 첨입식·집초식으로 한다고?

사상 투쟁·정치사업에 자주 쓰이는 북한말

[편집자주]'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6일 보도한 황해제철연합기업소.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진행 중인 북한이 공격적인 '사상전'을 벌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경까지 폐쇄하며 자력갱생해야 하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사상적 결속이 더욱 중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자 기사에서 "온 나라에 혁명적인 사상 공세의 포성이 높이 울려퍼지고 있다"면서 "정치사업을 첨입식, 집초식으로 벌여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정치사업을 어떻게 벌여야 한다는 말일까?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첨입식은 '박달나무를 쐐기를 박아 짜개듯이 요진통에 날카롭게 연속적으로, 집중적으로 들이대는 방식'이라고 한다. 여기서 요진통(10월17일 자 北語사전 참고)은 '아주 요긴한 데나 가장 중요한 대목'을 의미한다. 즉, 가장 중요한 대목을 연속적으로,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초식은 '모든 것을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시켜 하는 방식'이라는 뜻으로 첨입식과 자주 함께 쓰인다. 흥미로운 점은 조선말대사전이 두 단어의 사용 예시로 '~ 정치사업'이라고 설명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 단어들은 '사상전'의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상전'에서 빠지지 않는 또 다른 단어는 '진공적'이다. 노동신문은 8일 자 기사에서 "선전·선동의 실효를 더욱 높이자"면서 "사상교양 사업을 진공적으로 벌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진공적은 무슨 의미일까.

이는 '어떤 일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하여 힘차게 밀고 나아가는 것'이라는 의미다. 나아갈 진(進)과 칠 공(攻)을 사용했다.조선말대사전은 이 단어의 예시로도 정치사업을 들었다. "정치사업을 진공적으로 전개하다"라는 식이다.

이처럼 북한은 올해 말까지 코로나19에 대한 '초특급' 방역을 유지하면서 자력갱생으로 성과 내기에 집중하기 위한 사상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첨입식 [명사] 박달나무를 쐐기를 박아 짜개듯이 요진통에 날카롭게 연속적으로, 집중적으로 들이대는 방식을 이르는 말. 예: 정치사상사업을 첨입식으로 들이대다.

■ 집초식 [명사] (일을 해나가는 데서) 모든 것을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시켜 하는 방식. 예: ~정치사업.

■ 진공적 [명사] 어떤 일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하여 힘차게 밀고 나아가는 (것). 예: 정치사업을 ~으로 전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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