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강경화 발언에 발끈한 김여정..남북 방역 협력은?

KBS 2020. 12. 1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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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반년 만에 우리 측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놨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북한 코로나 상황과 관련한 발언을 비판한 건데요.

백신 지원 등 보건 협력을 계기로 남북 관계 돌파구를 찾아보려던 정부는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현 남북관계 국면을 바꿀 변수가 될지 이슈앤 한반도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 만찬장... 남북 두 정상을 수행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2년 새, 두 사람의 관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9일 6개월 만에 대남 비난 담화를 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향해 “앞 뒤 계산 없이 망언을 쏟아냈다”고 혹평했습니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냉기를 불어오고 싶은 모양”이라며“두고두고 기억하고 계산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이 문제 삼은 건 지난 5일 바레인의 한 국제회의에서 나온 강 장관 발언입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12월 5일) : "이 도전(코로나19)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더 걸어 잠근 거죠."]

강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에는 국제 협력이 필요한데 북한은 봉쇄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북한 발표에도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12월 5일 :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통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금 이상한 상황입니다."]

이달 초 방역 등급을 초특급으로 올리고 외부 지원도 거부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방역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성과에 의문을 제기한 발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 "한 명의 악성 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외교부는 김 제1부부장의 비난 담화에 대해 강 장관의 발언 취지는 국제 방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는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북측에 제안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코로나 백신 지원 등 보건 협력을 통해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열겠다는 게 정부 구상인데요.

북한의 대남 관계를 총괄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이번 담화가 향후 남북 관계에 악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에 동북아 방역 협력체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한국과 북한이 중국, 일본, 몽골과 협력체를 구성해 각종 전염병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구상입니다.

[제 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9월 22일 :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이후 통일부도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북한과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11월 18일 KBS 뉴스9 : "만약에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이인영/통일부 장관/12월 4일/북민협 면담 :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의 목표 속에서..."]

[이인영/통일부 장관/12월 8일/CBS‘김현정의 뉴스쇼’인터뷰 : "북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 그거는 곧 대한민국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은 국경이 없는 문제인 만큼 남북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단 겁니다.

북한이 남측과 방역 협력에 나서면 경제와 민생을 희생하면서까지 강력한 국경 봉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국제사회에서 또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도주의적 관여나 북한인권 문제나 민주당 정부에서 그런 것들을 전통적으로 중시해왔기 때문에 혹시 북한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정제 작업으로서 이런 백신 부분이나 이런데 대한 생각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요."]

남측의 지속적인 방역 협력 제안에도 북한은 결국 강 장관 발언을 문제삼아 김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내놨습니다.

남북 관계 반전의 계기를 찾고 있는 정부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번 담화가 단순한 불쾌감의 표시인지, 남북 간 보건협력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반영한 건지그 의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보혁/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가 확진자가 하나도 없다고 했는데 남조선에 백신이나 진단 키트를 가지고 와서 우리가 해결을 한다라고 하는거는 지금까지 보여왔던 김정은 정권의 방역 정치하고는 좀 다른 것이거든요. 북한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는 다자 기구를 통해 우리의 의사나 협력의 태도를 취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제1부부장이 북한에서 대남 관계를 총괄하는 만큼 이번 담화의 무게감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리 외교장관 발언에 북한 상대역인 외무상이 아니라 김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섰단 점도 김정은 위원장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을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다만 비난 수위가 김 제1부부장의 과거 담화보다 높지 않고 북한 주민이 보는 내부 매체에는 싣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내년 초 당 대회 이후 미국 정권이 교체되는 민감한 시기,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달라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경우에 따라선 코로나 대응에 실패할 경우 북한의 민심 이반은 물론이고 체제 안정에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라고 하는 코로나 문제의 엄중함 그런 것들을 김여정 담화가 보여준다고 생각하고요"]

정부는 당초 내년 1월 북한이 당대회에서 내놓을 대남 메시지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백신 지원 방안을 토할 계획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내년 1월 하순 헌법상 최고 주권 기관인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보통 매년 4월 열리던 대규모 행사를 앞당겨 열겠다는 건데요.

8차 당 대회에 이어 최고인민회의까지.. 북한이 연초부터 굵직한 정치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려는 이유가 뭘까요?

북한이 내년 1월 초 예정된 당 대회에 이어 최고인민회의도 개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선중앙TV/12월 5일 :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를 소집함에 대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을 전원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북한의 국회에 해당되는 최고인민회의는 헌법과 법률을 개정하고 예산안과 인사안을 처리합니다.

보통 4월에 열리는데 코로나 상황에서도 수개월이나 앞당겨 강행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1월 초 당 대회에서 결정한 사안을 최고인민회의로 곧바로 넘겨 입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전략노선의 선포가 그냥 전략 노선에 그치지 않고 조직과 예산이나 인사 문제로 바로 뒷받침 돼야한다 라고 하는 의지가 보여진다라고 보여지거든요."]

미국 새 행정부가 다음달 출범하는 만큼 내부 정비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에 대해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내부 사상단속을 강화하면서 대남 비난을 재개한 북한이 어떤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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