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미국 거북이를.." 미 수사기관 총출동해 중국 밀수총책 잡아와
말레이시아와 수사 공조로 콸라룸푸르 공항서 체포
"거북들은 밀수 과정서 가혹한 대우 받아"
전방위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전선이 이번엔 ‘거북이 밀수사건’으로 번질 조짐이다.
미국 토종 거북들을 밀수해 아시아 애완동물 암시장에 몰래 유통시키던 일당의 우두머리격인 중국인이 체포돼 미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밀수된 거북들은 모두 국제적인 보호를 맏는 멸종위기종으로, 밀수 과정에서 가혹한 학대를 당했다”며 이 중국인을 엄벌에 처하겠다는 방침이다.
미 법무부는 이 같은 혐의로 중국 항저우에 거주하던 캉준타오(24)의 신병을 넘겨받았다고 10일(현지 시각) 밝혔다. 사법 당국에 따르면 캉준타오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최소 1500마리의 미국산 거북을 홍콩으로 밀수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국적 생김새를 한 거북들이 아시아 애완동물 시장에서 잘 팔린다는 점을 활용해 거북 밀수 작전을 세워 실행했다. 우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거북을 판매하려는 사람과 연락한 뒤 미 은행 계좌나 페이팔을 통해 송금해서 밀수할 거북들을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한 거북들은 중간책에게 전달됐다.
이 중간책은 대개 유학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중국 국적자들이라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들은 캉의 지시를 받으며 거북들을 상자에 담고 포장해 엉뚱한 라벨을 붙였다. 세관에 적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거북들은 접착테이프로 켜켜이 쌓인 채 짐칸에 실리는 등 가혹하게 취급됐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런 방식으로 캉이 빼돌린 미국산 거북은 동부상자거북·플로리다상자거북·걸프코스트상자거북·점박이거북·숲거북 등 5종류다. 모두 멸종위기종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다자간 국제협약인 CITES에 등재돼 보호를 받고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이국적인 생김새 때문에 최근 아시아 등에서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밀수된 거북은 최소 1500마리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225만달러(약24억5362만원)이라고 밝혔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거북 한마리당 몸값이 160여만원이라는 얘기다.
캉의 행적을 쫓던 미 수사당국은 지난해 1월 그가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후 말레시이사 정부에 협력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캉은 작년 1월 23일 콸라룸푸르 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왕립경찰에 체포됐다. 미국과 말레이시아가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송환절차가 시작돼 지난 9월 23일 송환이 확정됐다.
말레이시아가 캉을 미국으로 공식 추방했고, 미 수사당국은 9일(현지시각) 캉의 신병을 확보했다. 거북이 밀수범 체포·송환 작전에 미 법무부·국무부·말레이시아 내무부와 검찰·경찰 등이 힘을 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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