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고지기 출신 탈북인사 "북한, 제재로 상당한 타격"

김명성 기자 2020. 12. 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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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엘리트 김정은에 반감 있지만 표현하면 '3대멸족'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인터뷰하는 리정호 전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관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고지기’ 출신인 탈북 인사가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북한 내부 엘리트 일부는 김정은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간부 출신 탈북자 이정호씨는 10일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2017년 채택된 유엔 대북 제재는 역사상 유례 없는 제재로, 북한 지도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대북제재가 북한의 핵심 돈줄 역할을 하던 광물·섬유·수산물 수출과 노동시장,원유 수입 등 수출입 시장을 막아 북한의 자금줄이 많이 차단됐다는 것이다. 이씨에 따르면 북한의 2019년 수출은 2016년의 12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고 올해엔 더욱 악화돼 65분의 1로 감소했다.

그는 “지난 3년 간의 대북 제재로 북한 경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욱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평양 주민과 간부들이 제재 영향으로 돈이 고갈돼 소비가 대폭 줄었고, 소비가 줄었는데도 상품이 없어 물가는 몇 배가 증가했다”면서 “지방도 제재 여파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다만 “(2018년부터)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약화됐다”며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석탄 밀수 행위를 하고 노동력 시장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또 “IT 전문가들도 ‘아웃소싱’(위탁처리)방법으로 돈을 벌어 들이고 있으며 제품 임가공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을 제재하는 것보다 시장을 차단하기 위한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가 100배의 효과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씨는 북한 내부 정치 상황과 관련래 “북한 엘리트들이 항상 불안과 위협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며 “일부 사람들은 독재자(김정은)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김정은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면 ‘3대가 멸족’돼 (겉으로)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북한 간부들에 대한 김 위원장의 절대적인 믿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자칫하면 숙청과 처형을 당하게 돼 ‘보신주의’에 빠져 있다”며 “북한 엘리트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망명하는 것은 독재자에 대한 항거의 표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엘리트들에게 미래에 대한 안전과 인센티브를 보장한다는 믿음을 주고 그들이 북한의 개방과 민주화의 변혁을 이끌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당 39호실은 외화 조달과 김 위원장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이씨는 노동당 39실 산하 대흥총국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무역관리국장, 금강경제개발총회사 이사장,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 등을 지냈다. 2002년 외화벌이 공로를 인정 받아 ‘노력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다. 2014년 한국을 거쳐 2016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한편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한 이정호씨의 아들 이현승씨와 딸 이서현씨는 미국에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의 체제 변화를 촉구하는 영어 유튜브 방송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빠 이현승씨는 평양 외국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우고, 중국에서 경제학을 전공, 여동생인 이서현씨는 북한 김일성대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유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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