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계속 때리는 中 관영매체.."바이든 들으라는 것"

박수현 기자 2020. 12. 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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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들이 연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제재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앞서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예고한 대미(對美) 보복 조치의 유력한 대상이라는 것인데, 중국 정부가 정권 말기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처럼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을 겨냥한 경고란 해석이 나온다. 누가 차기 백악관 주인이 되든 중국은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글로벌타임스는 11일 논평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대중(對中) 제재를 주도한 인물인 만큼 중국의 제재 명단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영구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은 이미 미국 외교 여권 소지자의 홍콩·마카오 입국시 비자 면제 처우를 취소한다고 밝혔다"며 "미국이 홍콩 문제를 핑계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행정부, 의회, 비정부기구(NGO) 관계자와 그 가족들은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또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 관리들의 홍콩 문제 개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홍콩 문제 전문가인 톈페이룽(田飛龍) 베이징항공우주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 지도부에 대해 불법적이고 극단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은 중국의 존엄과 주권, 내정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쓰레기 외교’에 불과하다. 우리는 정당한 권리에 따라 반(反)중 세력이 중국의 국익을 침해한 대가를 계속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콩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핵심 역할을 한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제재는 영구적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홍콩·마카오학회의 로런스 탕페이는 "어떻게 하면 (미국 측이) 고통을 느끼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미국 외교관의 홍콩·마카오 무비자 입국 취소는 미국 관리들의 중국 내 활동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경우 중국 정부가 추가 제재를 시행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7일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 전원을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직계 가족을 포함해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조치다. 미 재무부는 당시 이들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홍콩 야당 의원의 자격 박탈에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여론은 들끓었다. 미국이 제재 명단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 중 한 명인 리잔수(栗戰書) 상무위원장은 뺐지만, 공산당 핵심부를 겨냥한 만큼 가만히 두고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전인대 상무위가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가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 사건 때보다 수위가 높았다고 짚기도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前) 국가주석이 부주석 시절 미국의 오폭을 규탄했던 것보다 더한 수준의 경고라는 것이다. 후 전 주석은 당시 미국 측 해명을 수용하고 보복 조치 없이 사건을 마무리한 바 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전인대 고위급의 이례적인 경고는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몇 주 밖에 남지 않았지만 고위 관리들과 일부 의원들에 대해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누가 차기 백악관 주인이 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처럼 양국 관계를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미국의 전인대 제재는 히스테리식(式) 정치 횡포로 중국 정부와 인민의 강한 분노와 규탄을 불러일으킨다"며 "미국이 이중 잣대로 ‘제재’라는 소동을 벌일수록 위선의 본질과 추한 모습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이야말로 홍콩 난국의 가장 큰 배후였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미국이 잘못을 시정해 이번 제재 결정을 철회하고 중국 내정 간섭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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