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군끼리 총쐈다..폭풍군단, 국경 경비대 총격사건
북한이 북중 국경 봉쇄를 위해 투입한 ‘폭풍군단’ 군인이 지난주 양강도 포태리에서 국경경비대 군인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폭풍군단 군인이 고의적으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풍군단과 국경경비대 간 충돌직전의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국경 소식에 밝은 대북소식통은 “양강도 포태리 주둔 북한 경비대원 A씨(19세)가 지난주 자신의 분대장과 함께 압록강변 전방 경계 근무 중 철조망 인근 밭에 들어갔다”면서 “잠복근무를 서던 폭풍군단 군인이 철조망으로 접근하는 이들을 발견하고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국경에 파견된 폭풍군단은 철조망 안쪽에서 철조망을 드나드는 인원과 동물을 감시·통제하고, 경비대는 철조망 밖에 위치한 압록강변 초소에서 근무를 서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풍군단과 경비대는 국경지역에 설치된 철조망을 드나들거나 접근할 때 약속된 불빛 신호를 통해 피아를 구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철조망쪽으로 접근하던 경비대 군인들이 불빛 신호를 보냈지만 폭풍군단 군인이 이를 무시하고 사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첫번째 사격에 경비대 군인A씨가 쓰러지자 옆에 있던 분대장이 안아 일으켰다”며 “다시 폭풍군단 군인의 2차 사격이 가해지면서 A씨는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했다. 이날 폭풍군단 군인은 모두 7발을 발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을 가한 폭풍군단 군인은 조사 과정에서 “철조망에 접근한 인원이 경비대인지 모르고 발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비대 군인들은 폭풍군단 군인이 2번이나 총격을 가한 것은 ‘확인사살’이라며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비대원 총격·사살 사건으로 폭풍군단과 경비대 간 감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지난달 1일 양강도 혜산에서 경비대 소대보위지도원이 밀수 중 폭풍군단 군인에 적발돼 도주하다 체포되면서 혜산시에 20일 간 전면 봉쇄령이 내리고, 양강도 주둔 경비대 고위 간부들이 좌천돼 개천교화소로 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비대와 폭풍군단 간 적대감이 누적됐다”며 “이번 총격사살 사건으로 경비대와 폭풍군단 군인들이 서로 충돌직전의 험악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19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8월과 11월 두차례 탈북·밀수의 거점으로 꼽히는 양강도 혜산시 등 북중 국경지역에 특수부대인 ‘폭풍군단’병력을 투입한 바 있다. 북한에서 폭풍군단으로 불리우는 인민군 11군단은 1969년에 특수8군단을 모체로 창설된 부대다. 특수 8군단은 1968년 1월 21일 한국 청와대 습격사건을 주도한 124군부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부대다.
폭풍군단 (11군단)은 한국의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규모도 훨씬 크고 대남작전 등 작전 반경도 넓다. 북한은 지난 1983년 124군부대를 경보교도지도국으로 개편하면서 다른 특수부대들을 흡수 통합했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 개편해 군단급으로 승격시켰다. 대외적으로는 제630대연합부대라는 대호를 쓰고 11군단 사령부는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풍군단은 국경경비대를 비롯한 국경지역 사법기관에 대한 감시·통제 목적으로 파견되면서 처음부터 갈등의 소지가 있었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지난 8월 북한 함경북도 회령 접경 지역에서 폭풍군단과 국경경비대 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사상자까지 발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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