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 수전 라이스가 국내정책 수장 맡게 된 이유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DPC) 국장으로 임명돼
벵가지 발언으로 오랫동안 공화당 표적, 의회 인준 힘들었을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외교통'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DPC) 국장으로 10일(현지시간) 임명했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외교통'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DPC) 국장으로 10일(현지시간) 임명했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인종 평등, 보건 및 이민 정책 개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내 정책을 조율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지낸 라이스 전 보좌관은 차기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하마평에도 오를 만큼 외교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에 이번 인사는 의외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당선인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로이터와 폴리티코에 바이든 당선인은 해외 정책과 국내 정책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있고, 위기 관리와 연방 기관 간 업무 추진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현안 조율에서도 역할을 해낼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이자 중량감 있는 인사가 국내정책위원회 국장을 맡으면서 바이든 백악관 내에서 국내정책위원회의 위상이 제고될 것이라고 CNN은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내정책위원회는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라이스 전 보좌관의 국내정책위원회 국장 임명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의식했기 때문이란 해석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그는 2012년 9월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과 관련한 발언 등으로 오랫동안 공화당의 표적이 돼왔기 때문이다.

뱅가지 사건 발생 수일 뒤 라이스 당시 유엔 주재 미 대사는 TV에 연이어 출연해 "(이번 사건은) 사전 모의 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했다. 이 발언이 두고두고 라이스 전 보좌관의 앞길을 막는 족쇄가 됐다.

또 공화당은 라이스 전 보좌관이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2016년에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을 불법 감시했다고 비난했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번 결정은 라이스 전 보좌관이 정치인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그가 그간 메인주 상원의원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왔다며, 국내정책위원회 국장 직은 외교에 편중된 이력서에 균형을 잡아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