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위' 굴삭기 공룡 탄생.. 새 주인 맞는 '두산인프라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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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은 10일 두산인프라코어의 우선협상대상자를 현대중공업-KDB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1%다. 업계에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두산인프라코어의 몸값이 약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양측은 약 8000억원 수준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중공업은 계약서 협의를 거쳐 이달 중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은 앞으로 2~3주간 우발채무 부담 관련 구체적 협상을 진행한 뒤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 작업은 당초 두산의 예상대로 이듬해 초 종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1위, 글로벌 5위 건설기계업체로 도약한다. 업계에서도 양 측의 시너지 효과를 매우 높게 전망하고 있다. 더 큰 이득을 보는 쪽은 현대건설기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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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기계는 1987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본부로 시작해 2017년 4월 분할 신설된 건설장비업체다. 분할 이후 사업조정 기간을 거치며 이익은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조8521억원에 영업이익은 1577억원(영업이익률 5.5%)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지난해 매출 3조6763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7%수준이지만 시가총액은 32%에 불과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이 1조8900억원인 반면 현대건설기계는 6000억원 수준이다. 저평가 된 차이로는 영업이익률이 꼽히는데 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률이 9.8%인 반면 현대건설기계는 5.5%에 그친다.
현대건설기계의 낮은 영업이익률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안으면서 상당부분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비용 지불 없이 부품 영업을 하거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현대건설기계의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중국은 지난 2년여간 현대건설기계 전체 매출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내 외국 업체 순위 1~2위를 다툴 만큼 이 시장 강자다. 업계에선 양측이 합쳐질 경우 판매망 공유, 엔진 내재화, 연구개발비 절감 등으로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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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건설기계 업체의 탄생이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한다. 굴삭기 시장 점유율 1위(2018년 기준)인 두산인프라코어와 2위인 현대건설기계가 만날 경우 시장 점유율은 70%대에 육박한다.
공정위는 결합심사 신청서를 수령한 뒤 경쟁제한성평가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120일 내에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데, 시장에서 독점적·지배적인 사업자가 탄생해 가격이 올라갈 압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하면 합병 자체를 불허하기도 한다. 시장에서 독점의 폐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또 하나의 관건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우발 채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와 투자금과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1심은 두산이, 2심은 투자자들이 승소했으며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두산이 최종 패소할 경우 배상금은 최대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업계에선 다만 이 채무가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현대중공업그룹이 알고 있던 사안이기 때문에 협상을 진행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본 계약을 앞두고 이 부분에 대한 협의를 어떻게 이뤄내는지에 대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도 "인수 구조나 DICC소송 문제 등을 안고 있지만 현대 쪽엔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력적인 매물이고 인수 시 구조에 관계없는 수혜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결합심사만 통과되면 최종 매각까지 무리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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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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