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만 기다렸는데.." 소상공인 한숨
[앵커]
모두의 안전을 위해 거리두기 단계 다시 올라갔지만 여기 소상공인들의 고통과 한숨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필 1년 중에 손님이 가장 많은 연말이라 손해가 더 크다는데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 오현태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직장인들이 일을 마치는 저녁 6시.
평소보다 오가는 사람이 적습니다.
번화가 안쪽 식당과 술집 골목은 스산하기까지 합니다.
손님은 많아야 세 팀, 지난주엔 한 팀만 받은 날도 있습니다.
[종로 곱창집 사장 : "코로나19 들어와서 작년 대비 (매출이) 딱 50% 줄었는데, 그 50% 준 것에서 지금 70%가 줄었으니까... 거의 임대료도 지금 넉 달 이상 밀려 있고..."]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곳도 비슷한 상황.
지금 시간이 7시 55분, 8시도 채 안 된 시간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식당과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마치 자정에 가까운 시간처럼 보입니다.
200석 규모의 이 대형 술집은 손님이 달랑 두 팀뿐입니다.
매출이 떨어지자 석 달치 임대료가 밀렸고, 어쩔 수 없이 17년 동안 부었던 보험을 깼습니다.
연말 장사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것마저 물거품이 됐기 때문입니다.
[한문태/마포 호프집 사장 : "1차 음식점에서 끝나면 (손님들이) 9시부터 보통 오기 시작하는데, 9시까지 영업을 하라고 하니까 전혀 영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대목 때 자리가 부족했던 이 가게도 손님은 서너 팀이 고작.
이런 때 찾아와 준 게 고맙지만, 마감 시간은 순식간에 닥칩니다.
["이제 서서히 마무리 멘트, 이제 마무리 멘트 좀 서서히..."]
하나둘 자리를 뜨는 손님들, 포장 손님이라도 받아볼까 10시까지 문을 열어 놓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여의도 골뱅이집 사장 : "연말에는 바쁘잖아요. 자리가 없어서 난리인데,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말 28일까지 연장됐잖아요. 그러니까 연말 장사 끝난 거죠 뭐..."]
밤 9시, 가게 밖으로 나와봤습니다.
귀갓길 인파로 잠시 붐비나 싶더니, 역시 순식간에 한산해집니다.
낮이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식당들은 좀 낫지만, 앉아서 먹을 수 없게 된 카페들은 사실상 개점휴업입니다.
특히 거리 두기 강화가 반복되면서 충격이 점점 쌓이다 보니, 숨통이라도 조금만 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갈수록 커집니다.
[성수동 카페 사장 : "9시까지는 테이블에서 한 칸 띄기라도 해서 (장사가) 가능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가 집어삼킨 연말 특수, 정부가 새해에 지원금을 준다지만, 당장 하루 살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겐 그저 멀게만 느껴집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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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태 기자 (highf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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