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악열차? 애써 복원한 반달곰 못 살죠"
<앵커>
멸종위기종 1급인 반달가슴곰은 오랜 복원 사업 끝에 지리산에 방사돼 잘 적응하고 있는데요. 반달곰 서식지 주변에 지리산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입니다.
박찬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미 반달가슴곰이 새끼들에게 젖을 먹입니다.
올해도 지리산에서 5마리가 새로 태어나, 야생 반달곰 수는 지난 2004년 복원사업 이후 최소 69마리가 됐습니다.
[김낙원/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 주임 : 지금 많이 활동하는 지역이 이쪽 바래봉 능선이 있는 지역하고 형제봉 쪽 주능선에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하동군이 추진하는 산악 관광 사업 대상지에 반달곰 서식지 일부가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내년 환경영향평가를 시작으로 사업이 확정되면 총 길이 17.8km에 이르는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등이 빠르면 5년 뒤 형제봉 일대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 일대에는 반달곰이 해마다 수 차례씩 나타나고, 열차 노선 반경 2km 안쪽에는 동면 굴까지 있습니다.
[윤주옥/반달곰친구들 이사 : (동면굴에서) 새끼를 낳기도 하고요. 산악열차가 들어오면 곰이 살 수가 없죠. 일단 그 소음 때문에….]
산악 열차 예정 노선의 반경 500m 내에는 생태 자연도 1등급 비율이 30%가 넘습니다.
이곳에는 반달가슴곰의 주 먹이인 도토리를 생산하는 졸참나무가 넓게 분포해 있습니다.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은 보전, 복원이 원칙입니다.
[정태준/한백생태연구소 연구원 : (열차) 종착역인 삼성궁까지 가는 길이 거의 다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되어 있어요.]
하동군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군 자체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충열/하동군 관광진흥과장 : (인구감소로) 군 자체가 사라지는데 여러 가지 인력 창출도 하고, 또 지역 경제에 이바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동군은 또 기존 산림 도로 위에 열차 궤도를 놓아 환경 파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지역 사회에 이미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려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종태, CG : 류상수·이종정, 화면제공 : 국립공원공단)
박찬범 기자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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