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에 서빙·코로나 방역까지..일상에 성큼 다가온 '서비스 로봇시대'
비대면 수요 폭증 따라 맹활약
"의료·돌봄 영역에도 진출할 듯"
[경향신문]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던 생활 밀착형 ‘로봇’이 어느새 일상으로 성큼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면서 로봇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이를 충족시킬 기술 발전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면서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앞다퉈 인공지능(AI), 통신 등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 로봇’들을 선보이며 로봇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KT는 9일 외식업체 썬앳푸드와 손잡고 AI 기반의 외식업계 디지털 혁신(DX)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KT는 새로 문을 연 샤부샤부 전문점 ‘모던 샤브 하우스 광화문D타워점’에 AI 서빙로봇을 도입했다. 고객이 테이블에 비치된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요청사항을 말하면, 서빙로봇이 음식을 포함해 리필 메뉴, 앞접시, 생수 등을 자리로 배달한다. KT는 지난 9월 매드포갈릭 봉은사 현대아이파크점에 1세대 AI 서빙로봇을 선보인 바 있다. 고기, 야채, 육수 리필 등 고객 요청이 잦고 리필 바(Bar)에 혼잡하게 줄을 서 있는 경우가 많은 샤부샤부 전문점의 특성에 맞게 시스템과 편의성을 높였다고 KT는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무겁고 많은 수량의 접시를 로봇이 직접 배달해 매장 직원의 피로도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동시에 고객에게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업종 가운데서도 특히 외식·배달업계에서 AI 로봇 도입이 활발하다.
주문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식당 서빙로봇 상용화에 나선 이후 1년 만에 전국 186개 식당에 241대의 서빙로봇을 도입했다.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와 배달로봇 ‘딜리타워’, ‘딜리드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로봇 표준화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배달·서빙로봇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실외에서 식당과 아파트를 오가며 음식을 배달하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를 선보였고, 내년 2월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한층 진화한 배달로봇을 내놓을 예정이다.
호텔과 리조트, 병원 등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로봇도 본격화 단계다. LG전자가 개발한 맞춤형 자율주행 로봇 ‘LG 클로이 로봇’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있는 GS25강서LG사이언스점에서 LG 클로이 서브봇을 이용해 상품을 배송하는 로봇배송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까지 층간을 오가며 도시락·샌드위치·음료 등을 배달한다. 최근에는 비대면으로 방역 작업을 할 수 있는 ‘LG 클로이 살균봇’을 선보이며 방역 분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ICT기업들이 이처럼 ‘서비스 로봇’ 영역을 확대하는 이유는 비대면 수요 확산으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0억달러(약 34조원)에서 2024년 1220억달러(약 132조원)로 연평균 2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세계 서비스 로봇 판매가 2018년 1630만대에서 2022년 61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 전 영역에서 비대면 서비스에 최적화된 로봇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노년층의 증가 현상과도 맞물려 의료, 돌봄, 교육 분야 등 더욱 확장된 영역에 다양한 서비스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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