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톺아보기] '순수'와 '순진'만큼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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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을 담은 컵 두 개가 있다.
물에 파란 잉크를 한두 방울씩 떨어뜨린 후 하얀 종이를 담갔다가 꺼낸다.
원래대로 하얗게 나오는 종이는 '순수'이고, 파란 물이 든 쪽은 '순진'이다.
깨끗함을 뜻하는 말들이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수룩함을 보일 때는 구별하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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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을 담은 컵 두 개가 있다. 물에 파란 잉크를 한두 방울씩 떨어뜨린 후 하얀 종이를 담갔다가 꺼낸다. 원래대로 하얗게 나오는 종이는 '순수'이고, 파란 물이 든 쪽은 '순진'이다. 순수와 순진은 다르다. 깨끗함을 뜻하는 말들이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수룩함을 보일 때는 구별하여 쓴다. 그러면 발전과 발달은 같은 말일까? 발전은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이고, 발달은 신체적 발달, 의학의 발달처럼 어떤 현상이 지금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더 좋은 쪽을 바라는 것은 같지만, 진행 중인 것과 도달한 것의 차이가 있다.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학창 시절 여럿이서 부를 때는 생각해 보지 못했으나, 껍질과 껍데기는 정체성이 다르다. 껍질은 귤 껍질, 사과 껍질처럼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이다. 껍데기는 굴 껍데기, 땅콩 껍데기처럼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이다. 박자나 리듬을 살리기 위해 '조개껍데기'라 하지 못했던 것인지, 이제서야 궁금해진다.
노래는 따라 하게 하는 힘이 있다. '한동안 뜸했었지, 안절부절했었지'라는 가사에 익숙해지면 '안절부절못하다'를 잊고 만다. 앉지도 기대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모르는 초조한 상태는 '안절부절못하다'라 한다. '새처럼 날으고 싶어'나 '녹슬은 기찻길'을 따라 부르다가 '날고, 녹슨'이 기억에서 밀려나기도 한다. 한때 '두려워 겁시 나'라는 노랫말에 학생들이 '겁시 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랫말은 노랫말일 뿐이다. 들리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지 않는 것, 이것이 순수와 순진만큼의 차이다.
이미향 영남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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