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수사 검사 만난 뒤, 尹비난 성명 낸 '정의구현 신부'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가 성명 발표 6일 전 ‘윤석열 감찰·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동수 대검감찰부장을 만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해당 신부는 “한 부장의 초대로 대검 구경을 간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검찰 일각에선 “윤 총장 비난 성명에 대한 사전 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7일 대검 앞에서 집회를 갖고, 윤 총장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한 것에 대해 “남의 허물에 대해선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였다”며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추 장관과 민주당 주장과 같은 입장을 낸 것이다. 이 성명엔 사제 및 수녀 3951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엔 정제천 신부의 이름도 올라 있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정제천 신부는 지난 1일 대검을 방문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만났다. 이후 그날 오후 5시 5분쯤 한 부장이 정 신부를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대검 지하 주차장까지 배웅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로부터 8분 뒤인 오후 5시 13분, 이날 법원의 검찰총장 직무 정지 취소 처분으로 직무 배제에서 벗어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청사로 출근했다. 윤 총장에 대한 이날 법원의 결정이 언론에 알려진 시각은 오후 4시 54분쯤이었다. 검찰 안팎에선 “한동수 부장과 정제천 신부가 대검에 함께 있다가, 윤 총장 직무 정지 취소 뉴스를 보고, 정 신부가 황급히 자리를 뜬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정 신부는 본지 통화에서 “한동수 부장과는 신부, 신자의 관계로, 이런 저런 기회에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 정말 열심히 사시고 진실한 분”이라며 “내가 대검 구경을 하고 싶다고 했고, 한 부장이 초대를 해주어서 (대검에) 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동수 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윤 총장 비난) 성명 관련 얘기를 나누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전혀 관련성이 없다”며 “(성명 관련) 서명 운동을 한다는 것을 (한 부장 만남) 그 뒤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
정제천 신부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스페인에서 신학 유학을 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농촌법학회 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농촌법학회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신부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교황의 수행비서 및 통역관 역할을 했었다. 같은 해 예수회 한국관구장으로 임명돼 올해 초까지 관구장으로 있었고, 광주 교구에선 영향력이 있는 신부로 알려져 있다.
한 부장은 본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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