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술은 집에서"..'길거리 보톡스' 조사 착수
<앵커>
지난주에 저희는 전문의약품인 '보톡스' 유통 과정에 문제가 크다고 보도해드렸습니다.
[강남 성형외과 B 원장 : 우와, 금액 엄청 크네. (필러는) 1억 3,500만 원. 보톡스는 7,500만 원이네. 우와, 금액 크네. 보톡스도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어요? 하하하하하….]
이렇게 병원 의사까지 나서서 보톡스 불법 유통에 가담하고 있었는데, 많은 양이 중국으로 팔려나간 가운데 그 일부는 국내에서 불법 미용 시술에 쓰이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본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장훈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병원에서 환자도 아닌 중국인 유통상에게 불법으로 대량 팔려나가는 보톡스.
주로 중국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가 국내에 풀리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서울의 한 사우나.
여기서 일하는 마사지사는 대놓고 불법 시술을 권유합니다.
[사우나 마사지사 : (불법 시술 업자가) 병원 하다가 지금 나와 계시는데 어제도 승무원 언니들 둘, 아줌마들 셋. 다섯 명 했거든요?]
시술은 병원이 아닌 빈집에서 한다고 말합니다.
[사우나 마사지사 : 내가 보고 내가 돈을 결정하는 거예요. 아무도 없어, 그 집으로 딱 가면 돼. (병원 아니어도 여기서 하면) 너무 예뻐져서 만족해서 난리야, 달라진다니까.]
전문의약품이 처방도 없이 병원 밖에서 버젓이 사용되는 건데 불법 유통된 보톡스가 국내에까지 풀렸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제보자는 불법 유통에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도 관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업계 관계자 : (영업사원이 목표) 매출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근데 이제 실제로 날릴 수는 없으니 원장님들한테 (불법 유통을) 설득하는 거죠.]
제약회사들은 병원이 보톡스를 많이 쓰는 건 원장의 능력일 뿐 영업사원들과는 무관하다고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제약회사 관계자 : 어느 정도의 수량을 가지고 많이 들어갔다, 적게 들어갔다 이걸 판단할 수가…사실 병원밖에 몰라요.]
[서동철/중앙대 의약업 경제정책연구소장 : (병원이 보톡스를) 일정 물량 이상으로 대량 구매했다가 그대로 다시 판매되는 경우는 감시할 수 있는 어떤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보톡스를 불법 유통한 의혹이 있는 서울 강남권 병원 10여 곳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경찰도 병원과 제약사 영업사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VJ : 이준영)
장훈경 기자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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