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혼', 리얼이어서 더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
아이즈 ize 글 고윤희(칼럼니스트)

지금껏 본 적 없는 충격적인 예능이 출현했다.
금요일 저녁 10시에 방송하는 TV CHOSUN '우리 이혼했어요'가 바로 그 주인공. 이제까지 3회가 방송됐는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유는 지금껏 본적 없는 포맷의 방송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혼한 커플들이 등장해 한 공간에서 부부처럼 다시 재회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짜여진 각본 없이 그 모든 게 리얼(실제상황)이다.
'우리 이혼했어요'의 포맷은 스튜디오와 VCR화면을 교차로 보여주는 예능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은 드라마나 영화같다. 아니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영화보다 더 영화적이다.
지금껏 등장한 커플은 선우은숙-이영하 커플과 유튜버 커플인 최고기-유깻잎 커플, 배우인 박재훈과 전 레스링 선수인 박혜영 커플이다.
충격적인 것은 포맷이 아니다. 내용이다. 분명 예능인데, 러닝타임도 아주 길어서 지루해질 법한데도 단 한번의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포옥~ 몰입되었다. 왜 그리 보는 내내 눈물이 나는지.

선우은숙의 눈물이 몹시 공감되었고, 딸 때문에 다시 유깻잎과 잘해보고 싶은 최고기의 마음도 절절하게 공감되었다. 지금껏 본 어떤 멜로 드라마나 영화보다도 더 가슴이 먹먹해지는 스토리들이었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가 떠올랐는데, 그 영화도 2001년 개봉당시, 난생 처음 멜로의 소재로 ‘이별’을 택했단 이유로 많이 화제가 되었다. '봄날은 간다'가 만나고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면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미 이별의 종지부를 찍어버린 남녀가 다시 만나 며칠을 보내는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러니 영화보다 더 독하고 진할밖에.
방송 이후 선우은숙-이영하 커플과 최고기-유깻잎 커플에 대해 말이 많다. 그러나 모름지기 남녀사이에 있는 문제는 그 둘 빼곤 아무도 모른다.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니다. 누가 얼마만큼 잘못했고 누구의 탓으로 이별했는가는 중요치 않다. 둘만의 선택이고, 책임이다.
많은 논란을 낳을 걸 알면서도 이들이 출연한 이유 또한 있을 것이다. 카메라 앞에서 보여지는 짧은 이별스토리에 왈가왈부해서는 아니 된다. 뭔가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맞지 않아서, 나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조금 덜 불행해지고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한 이들의 이별이다. 아이가 아직 어리고 아무리 우리 눈에 불쌍해보여도, 그렇다고 아이를 위해 한 사람의 인생을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희생하라고 강요해서도 안된다. 그 아이가 불쌍해도 부모들인 당사자들이 가장 맘이 아플 것이고,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다. 그러나 만남보다, 사랑하는 과정보다 더 힘든 건, 헤어지는 일이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커플로 평생을 해로해도 죽음을 통해 이별을 겪는다. 정말 사랑보다 더 아프고 진한 감정의 과정이 이별이다.
사랑은 운명이다. 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꼭 점지해 준 적처럼, 꼭 그 타이밍에, 꼭 그 사람과 만나서, 굳이 감정을 훅- 낚여채일 만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이성의 뇌가 정지하고 감정을 훅- 낚여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그게 사랑이다. 내가 원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과학용어로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이라고 한다. 사랑은 그렇게 예고 없이, 준비 없이 찾아오는데, 이별은 다르다. ‘선택’이라는 게 존재한다. 고통스런 준비과정도 존재한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다. 예고도,준비도 없는 사랑이란 괴물은 그렇게 잘해내는 사람들이 이별은 준비할 시간도 많이 주고, 생각할 ‘이성’과 ‘판단능력’도 주건만, 사랑보다 더 똥통을 만들어버린다. 첫만남과 사랑이 작은 바윗돌 사이 계곡에서 흘러 큰 강으로 가는 맑고 아름다운 물줄기라면, 이별은 그야말로 흙탕물도 아닌 똥물에 질척질척 발이 빠져서 온갖 더러운 똥냄새와 구더기와 오물을 온 몸에 묻히고 얼굴에도 덕지덕지 묻히고, 오랫동안 그 냄새로 힘들어해야 하는 과정이다.
게다가 둘 사이에 애가 있다면, 그 고통스런 이별의 진창은 더욱 오래간다. 끝나도 끝난 게 아니고, 다시 시작하기도 힘든,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구천을 떠도는 귀신같은 감정으로 오래 살아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닌 그 애매함, 깔끔히 해결되지 않고 늘 가슴 언저리에 힌 실뭉치가 꽉 얹어져 있는 그 기분은 안 겪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 그러니 그들의 가슴 아픈 이별 스토리에 조용히 입을 닫아주는 배려를 하자. 차라리 '우리 이혼했어요'를 보면서 스스로의 지나 온 이별을 반성해보면 어떨까?
“당신은 이별을 잘 하고 있습니까?”
고윤희(칼럼니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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