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수도권 2.5단계' 격상..전문가 "늦었다, 3단계 올려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라 내일(8일)부터 3주간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오후 9시 이후 노래연습장, 직접판매홍보관, 실내체육시설, 실내 스탠딩 공연장 등은 집합이 전면 금지된다. 식당과 PC방, 이·미용업, 오락실, 대형마트·백화점 놀이공원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운영도 제한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행정조치를 두고 "늦었다"는 평가와 함께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격상조치에 따른 시민들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3주간 격상 조치로 수도권 일일 환자 수를 150~200명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수도권 2.5단계는 강력한 사회활동의 엄중제한 조치로서 3단계 전면제한 조치 직전의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기존 5종 유흥시설(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을 포함해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 학원·교습소·직업훈련기관 운영이 중단된다.
정부는 직장인과 학생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을 확대하고, 학원(교습소 포함)은 대학 입시나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을 제외하고 집합금지 조치했다. 수도권 주민들은 여행·출장 등 타 지역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며 KTX·고속버스 등 교통수단은 50% 이내로 예매가 제한된다.
또 오후 9시 이후 식당, 영화관, PC방, 이미용업, 오락실, 대형마트·백화점, 놀이공원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제한했다. 상점·마트·백화점에서 시식 코너 운영도 중단된다. 결혼식, 기념식, 설명회 등 모임·행사의 인원 제한은 100명에서 50명 미만으로 강화하고, 호텔·게스트하우스·파티룸 등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파티·행사는 인원 규모와 관계없이 금지했다.
종교활동은 비대면 예배·법회·미사·시일식을 원칙으로 하며, 대면 행사의 경우 참여인원 20명 이내만 참석할 수 있다. 종교시설 주관의 모임·식사는 금지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늦었다. 할 거면 2주 전에 했어야 했다"며 "지금 3단계 격상 시기도 지났다고 생각한다. 전국적으로 모두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역 강화 조치는 짧고 굵게 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장기 로드맵 없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강하게 거리 두기를 하고,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플랜을 국민들에게 얘기하면 '2~3달만 지키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실천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번 조치를 두고 "드라마틱한 감소추세로 가기엔 역부족"이라며 3단계 격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2.5단계는 앞선 조치보다 격상된 조치는 맞지만 '권고사항'이 많다. '권고'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대입) 논술과 면접이 이어지고 송년회와 크리스마스가 있다. 예년보다 줄어들겠지만 밀집된 공간에 사람이 모일 가능성은 높다. 3단계로 확산세를 꺾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5단계로 격상이 "수도권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늦은 감이 있다. 자꾸 뒤따라가는 형식을 취하다 보니 위험수위를 넘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민을 향해서는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시민들의 협조에만 기댈 수 없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제대로 된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며 "밤 9시 이후 비밀영업 등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영업시간을 늘리더라도 영업장 내 인원수를 제한하는 것이 바이러스 막는 데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권고 수준이지만 수도권 주민들에게 사실상 '록다운'(lockdown, 움직임 제재)이나 다름없는 약속·모임 취소와 다른 지역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약속과 모임 자제 수준이 아니라, 다 취소하고 3주간 모든 활동을 줄여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거리두기 3단계 상향 조치는 전국 주 평균 국내발생 하루 확진자가 800~1000명 이상이거나, 전국 2.5단계 상황에서 일일확진자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 등 급격한 환자 증가 추이가 발생할 경우 검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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