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탄소중립'은 생존 문제

이호준 2020. 12. 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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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석탄을 역사로 만들 때가 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최신판 표지 제목입니다.

18세기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던 석탄, 21세기에는 이런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더 많이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 중립을 최근 선언했습니다.

국내 탄소 배출량은 1년에 7억 천만 톤, 흡수하는 양은 4천만 톤에 불과합니다.

탄소 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덜 쓰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저희 KBS는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시급한 생존의 문제가 된 '탄소 중립' 문제를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왜 지금, 탄소 중립이 중요한지 짚어보겠습니다.

이호준 기잡니다.

[리포트]

줄지어 서 있는 차량 옆으로 자전거가 유유히 달립니다.

4차선 도로에 차선은 하나뿐이고 나머지 3개는 자전거 도로입니다.

'과거의 도시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다, 이젠 행동할 때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프랑스 파리가 내건 호소입니다.

[다비드 벨리아르/파리 부시장 : "이제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전과 같이 계속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파리가 이렇게 절박한 이유.

바로, 기후 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보기 때문입니다.

지구 기온이 섭씨 2도가 올라가면 전 세계 산호의 99%가 없어지고, 기후와 빈곤에 허덕이는 인구가 수억 명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래서 딱 5년 전 이맘때 세계 각국이 파리에 모여 210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자고 합의했습니다.

그 방법으로 나온 게 바로 '탄소 중립'입니다.

2050년까지는 배출을 줄이든, 아니면 흡수해서든, 탄소 증가량을 '0'으로 만들자는 겁니다.

이미 선진국 연기금과 다국적 기업 천 2백여 곳이 더는 화석연료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박유경/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 아태지역 책임투자부 부서장 : "이것은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신규 석탄투자를 해서 '이 석탄투자가 앞으로 10~30년 후에 우리가 제값에 팔고 이 투자에서 나간다?' 있을 수 없는 프로젝션(계획)인 거죠. 말이 안 되는 계획입니다."]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 생산 비용은 점점 싸지고 있습니다.

8년 뒤면 화석 연료를 쓰는 것보다 신재생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게 더 싸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석탄발전소 등 경제성이 떨어지는 자산, 즉 '좌초자산'의 규모가 가장 큰 나라로 꼽힙니다.

탄소 중립은 게다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의무'이기도 합니다.

[김선교/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 "과거에는 '이 정도 손해 보면 이렇게 할 수 있어!'라는 규제라면, 이제는 '탄소를 배출하게 되면 더 이상 우리가 수출할 수 없어!'라는 강력한 규제로 바뀌게 되는 과정이라고..."]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선 앞으로 10년 안에 탄소 배출량을 2010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생존을 위한 길'인 만큼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강민수 한종헌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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