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반환점 도는 이낙연 '웃음보다 시련'
지지율 20%대 초반 답보 상태..친문 '제3후보론' 얘기까지
남은 기간 개혁입법 성과 내야..내년 보선 패배 땐 큰 위기
[경향신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68)가 6일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차기 대권 유력주자로서 대선으로 가기 전 ‘7개월짜리 당대표’에 나서 반환점을 돈 것이다. 하지만 그가 받은 ‘성적표’에는 평가가 엇갈린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비롯한 일부 입법에서 성과가 적지 않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서 ‘갈팡질팡’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자리도 그만큼 위태로워졌다. 향후 공수처 출범 등 개혁 입법 성과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등 남은 임기 동안의 성적표가 대선으로 가는 그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60.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에 오른 이 대표의 100일은 안팎으로 시련의 연속이었다. 임기 100일 중 총 한 달이 넘는 기간을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해야 했다.
그럼에도 전임자인 이해찬 전 대표와 달리 여론에 민감한 언론인 출신답게 위기 대응에 기민하게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리감찰단을 신설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김홍걸 의원을 제명하고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이상직 의원을 탈당케 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9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여야 합의로 이끌어냈고, 택배 노동자 등 소외됐던 필수노동자를 위한 지원 노력 등 입법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에 ‘올인’하면서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내면서다. 국무총리 시절 보여줬던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는 모습을 점점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추미애-윤석열 갈등’에서 추 장관을 옹호하면서 야당보다도 먼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가 역공을 받으면서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을 받았다. ‘친문(재인) 직계’가 아닌 만큼 당내 주류인 친문계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비쳤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지난 7월까지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지만 현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과 나란히 2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친문 진영에서는 이 대표 외에 ‘제3후보론’ 얘기가 오가고 있다.
지난 3일에는 20년을 함께해 온 측근인 이경호 당대표 부실장까지 검찰 수사를 받다가 사망해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이날 발표하려던 미래입법과제도 연기했다.
이 대표로서는 남은 기간 동안 공수처 출범이나 공정경제 3법 등 개혁 입법 처리를 이뤄내 자신의 성과로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하면서 “공수처는 24년 동안 우리의 숙제였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발전을 미룰 수 없다”며 공수처 출범 강행 의지를 밝혔다. 다만 여야의 대치가 견고한 상황에서 ‘여당 단독 처리’를 강행할 경우 그의 취임 일성인 ‘협치’는 무색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내년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도 관건이다. 승리할 경우 대권을 향한 더 큰 돛을 달게 되겠지만, 패배하면 이 대표 리더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반환점을 돈 ‘이낙연호’의 남은 임기 3개월에 더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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