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식당은 여는데..마스크 쓰는 우리는 왜 문닫나"
명동·강남역·종로 활기 '뚝'
9시 이후 보행자도 드물어
종로상인 "매출 80% 급감"
주말 황금시간에도 영업 포기
번화가 상점 곳곳엔 '임대팻말'
3단계땐 자영업 대량실업 우려
◆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
서울시가 오후 9시 이후 '불 꺼진 서울시'를 천명하면서 밤 상황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식당이나 주점은 밤 9시 이전에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9시면 화려한 광고판과 더불어 이곳저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명동거리, 강남역 인근, 광화문 일대, 종각역 주변, 홍대거리 등이 5일 밤에는 모두 캄캄한 암흑으로 변해 있었다.
직장인 박 모씨(32)는 5일 저녁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을 만났지만 3시간 만에 헤어졌다. 박씨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사장이 '오후 9시가 되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미리 안내하기도 해 일찍 끝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결혼 2년 차인 은행원 이 모씨(33)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요즘 주말에는 외식을 피하고 집에서 식사한다"며 "주변 사람들도 아예 근교로 캠핑을 가거나 사람들이 적은 곳으로 가려 한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6일 오후 찾은 서울 종로구 익선동과 마포구 홍대 앞 거리 모두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익선동에는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친 식당들이 많지만 이들 식당에도 빈자리가 많았다. 덮밥 요릿집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매출이 80% 줄어 주방 직원 4명을 휴직시키고 혼자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끝나야 하는데 방문하는 사람 자체가 주니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같은 시각 홍대 앞도 조용했다. 한때 '만남의 광장' 역할을 했던 서교어린이공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돼 주변이 출입 금지를 알리는 줄로 칭칭 둘러싸여 있었다. 100여 개 오락시설을 구비한 3개층 규모 오락실에는 손님이 15명에 불과했다. 오락실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새벽 2시까지 운영했던 것을 밤 12시까지로 단축했고, 최근에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저녁 9시로 영업 종료 시간을 앞당겼다"며 "아직 저녁이 되지 않았는데도 방문자가 예전에 비해 확 줄었다"고 말했다. 홍대축제거리, 어린이공원 인근 등에서는 임대료가 비싼 1층에 '임대' 공지문을 붙인 공실이 여럿 보였다. 폐점하지는 않았지만 주말 황금시간대에 문을 닫은 옷가게도 눈에 띄었다.
서울시 규제가 업종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일 "카페·음식점, 형평성에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규제 철회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카페 홀 영업 중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의미한다"며 "북적대는 식당은 과연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냐"고 따져물었다.
6일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 조치가 발표되면서 시민들 불안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헬스장, 요가원, 실내체육시설 종사자들은 2.5단계 격상에 따른 운영 중단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송파구에서 요가원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당초 2단계 상태에서도 서울시 규제 때문에 오후 9시 이전에 문을 닫아야 했는데, 이때도 오히려 오후 9시 이전 타임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렸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는 요가원은 문을 닫게 강제하고, 점심시간마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식당은 영업을 계속하게 하는 게 도대체 무슨 방역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54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1만205명을 기록했다.
[이윤식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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