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년 나이테의 증언.."폭염·가뭄, 한계선 넘었다"

이정훈 2020. 12. 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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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는 물론 동북아시아에서 폭염과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외 연구진이 이런 현상을 진단하기 위해 몽골과 중국 등의 260년 이상 된 나무들 나이테를 조사해봤는데요.

기후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잡니다.

[리포트]

[2016년 8월 24일 뉴스9 : "날씨 소식입니다. 폭염과 함께 여름 가뭄이 한 달 이상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해 8월 하순까지 이어진 전례 없는 폭염과 가뭄.

당시 원인은 이른바 '열적 고기압'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몽골과 중국 북부가 뜨겁게 달궈지며 만들어진 열적 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은 겁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걸까?

전남대 연구진을 비롯한 국내외 학자들이 해답을 찾기 위해 몽골과 중국 북부의 나무들 가운데 260년 이상 된 나무 수십 그루의 나이테를 분석했습니다.

해마다 기상 환경에 따라 두께가 달라지는 나이테의 특성을 이용해 여름철 폭염 일수와 토양 수분의 변화를 복원해낸 겁니다.

그 결과 200여 년간 완만하게 늘어나던 폭염 일수가 최근 20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토양 수분은 지난 20년 동안 오히려 크게 줄었습니다.

["폭염하고 가물어지는 게 같이 오는, 이 정도 크기로 같이 발생하는 게 과거에는 한 번도 없거든요."]

문제는 이 둘이 서로를 강화시킨다는 겁니다.

이른바 '되먹임 작용'입니다.

땅이 메마르면 지표의 열이 공기를 더 잘 가열하고, 이때 만들어진 열적 고기압이 날씨를 맑게 해 다시 지면을 가물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정지훈/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이게 저희가 보기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가 돌아오지 못할 한계점을 넘은 정도로 진행된 게 아닌가…"]

이들 지역의 기후 변화는 2016년 사례처럼 한반도 기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열적 고기압이 폭염뿐만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극한 기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이태희

이정훈 기자 (skycl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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