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평양 환전상 처형..北 경제난 실상은?

KBS 2020. 12. 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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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명주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도 연일 방역 강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수도 평양의 방역 단계도 초특급 수준으로 격상했는데요.

바이러스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2중, 3중 봉쇄 장벽을 평양에 구축했는데, 이렇게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은 한층 더 가중되는 분위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환율이 떨어졌단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졌는데, 북한의 경제 상황 어떤지 이슈앤한반도에서 정은지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최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송하고 있는 코로나19 예방 프로그램입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있어선 안 된다며 주민 사상 교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국경을 더욱 철통같이 닫고 천만 번 중 단 한 번의 실수도, 순간의 해이도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 조국보위, 인민보위의 제1선, 최전선입니다."]

노동신문도“비상 방역전에서 0.001%의 에누리도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주민들의 어로 활동과 소금 생산까지 중단시켰다고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바닷물이 코로나19 때문에 오염되는 것을 우려한 조치입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11월 27일 : "코로나 때문에 외부 물자를 안 받는 편집증이 얼마나 심하냐면 중국이 주기로 한 쌀 중에 11만 톤이 중국 다롄항에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안 받고 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방역 단계를 ‘초특급’ 수준으로 격상했습니다. 가장 높은 방역 단계인데, 일부 상점이나 음식점, 목욕탕 등의 영업이 중지되고 주민 이동에도 제한이 걸렸습니다.

[조선중앙TV : "비상 방역 규정부터 생각하고 엄격히 준수하는 것을 체질화, 생활화하며, 서로 방조하고 서로 통제하는 방역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야 합니다."]

강도 높은 지역 봉쇄도 잇따라 단행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북중 접경의 혜산시가 외화 밀반입 유통이 적발돼 봉쇄된 이후 5일 나선시, 6일 남포시, 20일엔 평양시까지 잇따라 봉쇄됐습니다.

평양 시내 곳곳에서는 오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체온 검사와 물자 소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엔 자강도가 조미료 밀수 적발을 이유로 봉쇄되기도 했습니다.

[여상기/통일부 대변인/11월 30일 : "(북한이)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 또 국제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올해 자연재해 등으로 3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아직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인 가운데 최근 심상치 않은 기류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WHO 평양사무소장은 “북한에서 최근 몇 주간 코로나19 검사를 일주일 평균 1,600회 정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5일까지 진단 검사를 받은 북한 주민이 약 만 칠천 명에 불과한데 주목할 만한 증가세로 보입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를 더욱 옥죄면서, 북한경제에도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달러화 가치가 3주 만에 20% 이상 급락했고요.

식료품 가격도 최근 4배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경제운영 실태를 호되게 질책했습니다.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소집한 김정은 위원장 앞에 담뱃갑과 재떨이가 눈에 띕니다. 왼손에는 담배 한 개비가 들려 있습니다.

지난달 북한이 금연법을 채택한 이후로도 김정은 위원장은 담배를 끊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답답한 듯한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하던 김 위원장은 경제 기관들이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경제지도 기관들이 주관주의와 형식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했으며..."]

8차 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경제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금 해외에서 들어오는 물자들. 예를 들면 시장, 북한 장마당의 설탕,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맛 내기 거의 4대 필수품이 백 퍼센트 중국에서 오거든요. 이게 거의 고갈됐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미 북한 경제는 임계점에 도달해있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이 초유의 경제난에 직면했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습니다.

중국과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식료품 가격은 4배 치솟았고 장마당은 침체됐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북중 교역량은 지난해에 비해 99% 이상 감소해 사실상 교역이 중단된 상태라고 통일부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산업 가동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쌀 생산량도 올해 20만 톤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경제난 때문에 김 위원장이 비합리적인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국정원은 분석했습니다.

지난 8월 물자 반입 금지령을 어긴 핵심 간부를 처형하고, 지난 10월에는 환율 급락을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하는 등 극약 처방에 나섰단 겁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11월 27일 : "통치에 대한 불안감을 비롯해 다수의 불안감과 이런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비이성적인 대응을, 비합리적인 대응을 하게 하는 거 아닌가..."]

실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8천 원대를 유지해온 북한 원달러 환율은 10월 초부터 서서히 떨어져 지난달 2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한 건 북한 당국의 외화 사용금지 조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10월 말 페이스북을 통해“최근 평양 소매점에서 달러화나 외화 선불카드를 받지 않고 대금을 원화로 요구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 대선 결과나 우리 정부의 대북 메시지 등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해외 공관에는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려갔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11월 27일 : "문제 발생 시 해당 대사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단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이 바이든 정권으로 바뀌는 미국 정세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내년 초 8차 당대회 때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려는 것도 언제든지 무력 사용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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