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책임론' 중국, 일본보다 한국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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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의 발을 묶고 움직임을 멈추게 한 코로나19는 각 나라의 말(言)까지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외교 소식통은 "자신들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고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이 중국 입장에선 가장 많은 카드를 행사 할 수 있는 상대국일 수 있다"며 "일본이 중국에 대한 코로나19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필수적인 우군은 한국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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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전세계인의 발을 묶고 움직임을 멈추게 한 코로나19는 각 나라의 말(言)까지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어려운 단어 정도로만 여겨지던 팬데믹과 봉쇄(lockdown)을 언론과 정부, 의료기관의 경고 등을 통해 수시로 보게 됐다.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탄식과 치료와 극복에 대한 의지도 사람들의 생각과 말에 고스란히 배어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3월 한국이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한중 양국은 '수망상조, 풍우동주의 우호국가"라고 평가 한 바 있다. 이 사자성어는 지난 5월 양국 정상간 통화에서도 사용됐다.
수망상조(守望相助)는 공통의 적이나 어려움에 대비해 서로 망을 봐주고 돕는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어려울 때 서로 협조하며 대응한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의 핵심은 공통의 적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공통의 적은 전대미문의 전염병인 코로나19 일수도 있고, 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일 수도 있다. 만일 후자의 의미라면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에 협력하자는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 또 미국에 너무 쏠리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도 읽힌다.
풍우동주(風雨同舟)는 한배를 타고 폭풍우를 헤쳐간다는 뜻으로 이 역시 한중간의 협력을 강조한 말로 풀이된다.
지난달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때 이들 사자성어를 똑같이 썼다.
왕 위원은 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호적인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왕 위원은 직전 일본 방문에선 '일의대수'(一衣帶水)라고만 했다. 일의대수는 양국간 물리적 거리가 마치 옷고름 폭 정도의 물 밖에 없을 정도로 가깝다는 의미다. 단순히 가까운 나라라는 뜻의 일의대수라는 사자성어보단 수망상조나 동주공제가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유례없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또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기업인 패스트트랙(신속통로)을 통해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고립전략과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교적 고립 상태인 중국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가장 가까운 나라인 한국을 먼저 우군으로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외교 소식통은 "자신들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고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이 중국 입장에선 가장 많은 카드를 행사 할 수 있는 상대국일 수 있다"며 "일본이 중국에 대한 코로나19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필수적인 우군은 한국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수망상조'를 한국 뿐 아니라 몽골,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사용했다. 주로 중국이 경제 벨트 구축을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펴면서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들이다. 이를 통해 중국이 우군으로 생각하는 나라가 어디인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등은 아직 '올해의 한자'을 뽑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이 코로나19의 진원지였고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지난해에 이어 해를 넘겨 이어진 만큼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한자가 주로 거론된다. 돌림병 역(疫), 싸움 투(鬪)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대만 연합보가 ‘어지러울 란(亂)’을 뽑았고 , 중국 교육부는 ‘어려울 난(難)’을 올해의 한자로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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