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 "영흥화력 화물노동자 사망은 위험의 외주화가 원인"
[경향신문]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근 발생한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추락사와 관련해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노조는 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탄재를 화물차에 싣는 상차 업무는 원청인 발전사가 용역업체에 외주화했고, 인력 부족 등으로 이 업무는 결국 가장 말단 화물노동자의 몫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에서 화물노동자 고 심장선씨(51)가 시멘트 제조에 쓰이는 석탄재를 25t 트럭에 실은 뒤 내려오다 3.5m 밑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발전소는 고려FA라는 운송회사와 석탄재 처리 계약을 맺었고, 석탄재 처리 설비 운영은 금화PSC라는 또 다른 하청업체에 맡겼다. 심씨는 고려FA의 지입차주와 구두로 근로계약을 맺었다. 발전소에서 심씨까지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구조 탓에 심씨 유가족과 노조는 발전소 책임을 묻고 있는 반면 발전소 측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발전소는 위험하기에 상시지속업무는 함부로 외주화하지 않아야 한다. 외주화는 1차로 그치지 않고 재하청되고 특수고용노동자에게까지 이어진다”며 “원래 석탄재를 상차하는 업무는 발전소 노동자가 하도록 돼 있었다. 화물노동자의 업무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석탄재 처리 업무 일체가 외주화됐다. 노조는 “상차 업무를 하려면 인력이 필요했지만 외주용역업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이 업무를 화물노동자에게 떠넘겼다”며 “이는 양심의 문제가 아닌 외주화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이어 “심씨가 사고를 당할 때 그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이 같은 위험업무는 2인1조가 돼야 하며 안전관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심씨 사망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 석탄재 상차 업무를 발전소 노동자가 할 것, 위험의 외주화 근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심씨 아들(23)은 “아빠의 마지막 카드 결제 내역은 저녁으로 사드신 3000원짜리 빵 하나였다. 따뜻한 밥 한 공기라도 드시고 가셨으면 이렇게까지 마음 아프지 않을 텐데, 저랑 동생 키우려고 고생만 하다 떠나셨다”며 울먹였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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