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박근혜 탄핵 가결일 맞춰 대국민 사과할 듯
"왜 굳이" 당내 반대 많아
[경향신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80·사진)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가결일인 오는 9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김 위원장이 연내에는 사과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된 9일이나 전날인 8일쯤 사과하는 것이 어떨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9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김 위원장이 9일 대국민 사과를 할 경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정국에서 문재인 대통령 엄호에 열중하고 있는 여당과의 차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간 국민의힘은 ‘추·윤 갈등’에도 문 대통령이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비판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을 정치판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방어에 전념해 왔다.
또 이즈음은 ‘추·윤 갈등’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되는 시점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10일에는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힘 안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과 자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히 작지 않다. 당 지지율이 반등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시점에서 굳이 두 전직 대통령 문제를 꺼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당내 분열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문제를 위원장이 왜 고집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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