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한화 유니폼 벗고 독립구단 사령탑 오른 송진우 감독 "새로운 도전 위해 수락..팬들에겐 죄송한 마음뿐" [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0. 12.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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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최근 경기도 독립리그 소속으로 창단한 독립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초대 감독으로 취임한 송진우 감독이 한화 코치 시절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경향 DB


올시즌까지 한화의 1군 투수코치로 있던 송진우 전 코치(54)가 독립야구단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송 전 코치는 최근 경기도 독립리그 소속구단으로 창단한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감독으로 취임했다. 지난달 29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취임식도 진행했고 오는 4일 경기도 독립리그 소속구단들과 함께 트라이아웃도 참여한다. ‘송진우 감독’으로의 데뷔다.

송 감독은 대표적인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1989년 한화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후 2009년 만 43세의 나이로 은퇴할 때까지 한화 한 구단에만 몸담았다. 지도자 경력도 마찬가지다. 2011년 2군 투수코치로 코칭을 시작한 그는 야구해설위원 등의 활동으로 3년을 비운 때를 제외하면 모두 한화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했다. 올시즌도 1군 투수코치로 한용덕 전 감독과 최원호 전 감독대행을 보필했다.

하지만 팀의 연패 그리고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함께 한화의 영구결번 대상자였던 장종훈 코치 등과 함께 결국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났다.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할 새도 없이 신생 독립리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이 왔다. 과연 지금 감독으로서의 경력을 시작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이 찾아왔지만 그는 감독직을 수락했다.

지난 1일 기자와 연락이 닿은 송 감독은 “한화를 나와 고민할 사이도 없이 구단에서 접촉을 해왔다”면서 “애플리케이션 회사를 모기업으로 둔 구단이다. 사실 독립구단이 운영이 쉽지 않고 지원도 넉넉히 해주기 어려운데 적극적으로 구단을 운영하려 했던 의지가 마음을 움직였다. 코칭스태프들과 잘 하면 힘든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스스로도, 인생이 길지 않은데 프로야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좋은 기회를 가져본다고 생각해 승낙했다”고 말했다.

최근 독립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감독으로 취임한 송진우 감독(가운데)이 지난 2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취임소감을 밝히고 있다. 유튜브 PDB채널 캡쳐


보통 독립리그 구단의 경우는 선수들이 회비를 내며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은 회비없이 운영된다. 또한 선수들의 숙소와 식사까지 무상으로 제공해주기로 했다. 한화에서 뛴 원창식 전 코치와 마정길 전 키움 코치, 2018년까지 한화에서 뛰었던 임익준 등이 코치로 합류해 진용을 갖췄다. 송 감독은 포지션 별로 뚜렷한 목표를 갖고 선수들을 육성할 계획이다.

송 감독은 “책임자는 처음이지만 일단 야수는 장타력에 중점을 맞추려 한다. 현대야구가 안타보다는 홈런에 의한 장타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투수 쪽에서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보직에 따라 책임감을 갖고 던질 수 있는 투수를 만들고 싶다. 선발은 이닝 소화력, 불펜은 짧은 이닝이라도 강하게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다”고 했다.

통산 210승의 영예를 얻은 ‘레전드’ 투수였지만 지난 지도자 생활 특히 올시즌의 아쉬움은 아직도 송 감독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는 통화 내내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되뇌었다. 송 감독은 “성적이 없으니 당연히 죄송하다. 부끄러움 없이 선수들과 호흡했지만 결과가 따르지 않았다. 결국 팀을 나오게 됐지만 한화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다. 선수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역시절 송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협회의 산파 역할을 하며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현역시절에도 ‘회장님’으로 불리며 마운드에 올랐던 그는 선수들의 권익과 처우향상에도 관심이 크다. 결국 프로야구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의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는 독립리그 구단의 필요성도 크게 느끼고 있다. 최근 경기도 리그가 팀이 6개로 불어나면서 활력이 오른 것은 기쁨이다. 더욱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게 되길 소망했다.

송 감독은 “과거에는 실업야구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지면서 저변이 많이 위축됐다. 독립구단의 운영은 야구인으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면서 “사실 운영이 쉽지 않아 선수들이 열악하게 훈련한다. 결국 프로로 많이 가면서 선례를 남겨야 활성화된다고 보기에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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