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희룡 지사, '2공항' 도민 뜻 공정하게 수렴을
[경향신문]
2015년 11월 국토교통부가 제주도 성산읍에 제2의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후 5년째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 발전을 위해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과잉관광과 난개발로 제주의 환경수용력이 한계이기에 현 공항을 개선하는 정도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제주MBC 여론조사(9월26~27일) 결과를 보면, 제2공항 건설 반대 의견이 57.9%로 찬성 의견(37.1%)을 압도했다.
제주도의회는 제2공항 갈등해소특위를 구성해 도민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를 위한 공론화 과정으로 제주도와 도의회 공동 주관으로 7월에 4차례 공개토론을 하고, 10월엔 현 제주공항 확충 방안에 대해 이틀간 8시간의 심층토론까지 진행했다. 10월 심층토론을 앞두고 국토부와 제주도, 도의회는 토론 이후 도민 의견수렴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그런데 의견수렴을 위한 협의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원희룡 도지사가 현 공항 활용대안을 선택지에서 빼고 제2공항 찬반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전문가들이 현 공항 활용으로는 수용력을 증대할 수 없다고 하니 선택지에 넣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거 없는 주장이다. 2015년 당시 세계적인 공항설계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현 공항 관제시스템 첨단화와 보조활주로 활용을 통해 장래 수요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검토 결과를 제시했다. 4년간 은폐된 ADPi의 보고서 공개 후 국토부는 그 제안에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제2공항을 강행하려는 국토부의 주장일 뿐, 뒷받침할 만한 전문기관의 검토자료는 전무하다.
제주도는 도의회와 협의를 진행하는 와중에 제2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동영상과 소책자를 배포하다가 논란이 일자 중단했다. 심판으로 들어가 한쪽 선수로 뛰는 불공정행위를 시도한 것이다. 국토부도 동의했듯 제주도민의 동의 없이는 제2공항을 건설할 수 없다. 원 지사는 정직하고 공정하게 도민의 뜻을 수렴하고 그 결과에 따라야 한다.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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