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기성용과 적수로 만나고 싶다"..부산 기영옥 대표의 출사표
[스포츠경향]
2부리그로 추락한 부산 아이파크의 새 선장인 기영옥 대표이사(63)는 업무를 시작한 1일 기자와 만난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꽃바구니 하나를 가리켰다. 아들인 기성용(FC 서울)이 아내, 손녀 이름으로 보낸 축하 꽃다발이었다.
기 대표는 “(기)성용이가 아빠를 응원하며 보낸 선물이지만 선수들과 첫 만남에선 내 의지를 보여주는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 “선수들에게 (부산이 1부리그로 승격해) 성용이와 적수로 만나게 해달라고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기 대표는 한국 축구 대표 미드필더 기성용을 키워낸 ‘사커 대디’로 유명하지만 축구 행정가로도 손꼽히는 인물이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처음 행정의 길로 접어든 뒤 광주축구협회장과 광주FC 단장을 역임하다 2부로 추락한 부산의 해결사로 부름을 받았다. 기 대표는 “올해 부산이 실패한 원인을 살펴보니 응집력 부족과 외국인 선발 실패에 있었다”면서 “2년 안에 광주처럼 부산을 1부로 끌어올리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부산이 1부로 돌아가려면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올해 승격에 실패한 경남FC와 대전 하나시티즌, 서울 이랜드FC, 전남 드래곤즈 등 쉽지 않은 팀들이 버티고 있다. 또 연고지 이전 결정에 따라 호성적(K리그1 4위)에도 2부로 강등된 김천 상무도 있어 순위싸움을 더욱 버거울 전망이다. 기 대표도 “2부리그를 살펴보니 만만한 팀이 하나 없다. 투자 여력에서도 대전은 올해 예산이 1부리그 우승 후보급이고, 경남이나 이랜드도 우리보다 많다”면서 “코로나19로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기 대표가 1부 승격을 노리려면 포르투갈 출신 히카르도 페레즈 신임 감독과의 성공적인 ‘2인3각’이 필수다.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만큼 한국 축구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다행히 기 대표는 광주 시절부터 선수 영입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기술자’로 불렸다. 그가 직접 브라질로 건너가 헐값(2억 5000만원)에 데려온 골잡이 펠리페(광주)가 그 10배로 몸값이 올라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에서도 제2의 펠리페가 나온다면 1부 진출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기 대표는 “감독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도울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돕겠다”면서 “외국인 선수는 지금도 열심히 찾고 있다. 현지에서 직접 실력을 확인할 수 없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집토끼의 이탈을 막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동준과 김문환을 비롯해 부산이 키운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해외 진출을 원하고 있다. 이들의 잔류 여부에 따라 내년 성적도 달라질 수 있다. 부산이 올해처럼 1부에서 곧바로 추락하는 일을 막으려면 선수 발굴의 선순환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기 대표는 “구단주(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께서 눈앞의 성적보다는 젊고 패기있는 팀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보자고 당부하셨다”면서 “부산을 1부리그로 끌어올리면서 그런 팀으로 만드는 게 내 마지막 사명”이라고 말했다.
부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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