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7대0으로 박정환 눌렀다
7대0. 랭킹 1, 2위 간 대결에서 세계 바둑사상 유례가 드문 ‘퍼펙트게임’이 만들어졌다. 신진서(20)와 박정환(27)이 지난 10월 19일부터 경남 남해군서 펼쳐온 ‘슈퍼 7번기’가 그렇게 끝났다. 2일 남해군 유배문학관서 벌어진 최종 7국서도 신진서가 박정환을 266수 만에 백 불계로 물리쳐 7연승 무패로 시리즈를 끝냈다.
이날 대국도 승부를 예상하기 힘든 장면이 몇 차례 나왔으나 최후의 승자는 역시 신진서였다. 박정환은 이번 7번기 내내 결정적 장면에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연패를 거듭함으로써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전패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국이 거듭되면서 승자는 여유, 패자는 초조함이 가중돼 스코어가 갈 수록 벌어지는 흐름이었다.
신진서는 이번 7연승 포함 올해 박정환에게 14승 1패를 기록하면서 12연승 중이다. 지난 5월 25일 쏘팔코사놀 본선리그서 유일한 1패를 기록했다. 둘 간 통산 전적도 18승 16패로 신진서가 앞서게 됐다. 신진서는 또 시즌 통산 65승 7패로 승률이 90.28%로 상승, 국내 최초의 단일 연도 9할 승률이란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신진서는 올 연말까지 한국바둑리그와 중국 갑조리그를 합쳐 최다 20국이 잡혀 있으며, 그 성적에 따라 9할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반면 박정환의 올해 전적은 36승 26패(승률 58.06%)까지 떨어졌다. 박정환의 연간 승률이 60% 아래로 내려간 것은 프로 데뷔 첫 해인 2006년(58.4%) 이후 처음이다. 박정환은 세계 메이저 기전을 4차례 정복하는 등 수 년간 일인자로 활약하다가 올들어 신진서에게 랭킹 1위 바통을 넘겨 주었다.
이번 이벤트서 거둔 수입도 큰 차이가 났다. 우승자와 준우승자 상금이 따로 없이 매 판 승패에 따라 대국료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승자 1500만원, 패자 500만원 규정에 따라 신진서는 1억 500만원, 박정환에겐 3500만원이 지급된다.
신진서는 “좋은 곳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즐거웠다. 처음에 잘 풀려 집중할 수 있어서 예상 못했던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환은 “즐거웠다. 결과가 나빠 아쉽지만 많은 걸 배웠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최고수들의 대국을 팬들에게 선사한다는 취지로 열렸고 높은 주목도 속에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벤트 대국임에도 굳이 마지막 7국까지 강행하는 일정이 꼭 필요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열린 이세돌 대 구리 10번기도 6대 2로 4승 차이가 나면서 8국만에 종료됐었다. 이번 행사는 남해군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했으며 각자 90분, 1분 초읽기 5회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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