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요? 잘 계시는데요" 딸 전화에 들통난 中사기꾼의 죽음

유상철 2020. 12. 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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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두려워 사망증명서 위조한 사기범
딸, 법원 확인전화에
"아버진 잘 계신데 무슨 말"에 들통 나
담벼락에 붙은 가짜 도장 만든다는 곳에서
2만위안에 화장증명서 등 위조, 법원 보내

중국에는 “사람이 죽으면 장부도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죽은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지 않으냐는 뜻이다. 이를 노리고 자신의 사망 증명서를 만들어 중국 법원에 제출한 간 큰 중국의 한 사기범이 최근 붙들렸다고 중국 신화사(新華社)가 1일 보도했다.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사기범 마오는 190만 위안(약 3억 2000만원)을 사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처벌될 것이 두려워 자신이 죽었다는 사망증명서를 위조해 법원에 보냈다가 들통이 났다. [중국 장쑤신문망 캡처]

“내가 죽은 걸 증명한다!”, “경찰: 아니다, 당신 죽지 않았다”로 제목을 뽑은 신화사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시 장뚜(江都)구 법원은 사망증명서 한 통을 받았다. 마오(毛)씨가 병으로 사망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었다.

마오는 190만 위안(약 3억 2000만원)을 사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법원에는 여러 증명서가 배달됐는데 화장 증명서, 호적 말소 증명서, 장례식장에 대금을 지불한 영수증 등 사망을 뒷받침하는 것들이 있었다.

중국 장쑤성 사기범 마오가 2만위안을 주고 만들었다는 사망 증명서. 1962년생으로 지난 8월 21일 사망했다고 적혀 있다. [중국 장쑤신문망 캡처]

법원은 여러 증명서를 받은 뒤 전화로 마오 가족에 연락을 취했는데 뜻밖의 답을 들었다. 전화를 받은 마오의 딸이 “우리 아버지는 잘 계시는데 갑자기 사망했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물은 것이다. 놀란 법원은 이 사실을 바로 공안(公安,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이 증명서를 발급했다는 곳을 찾았다. 그러나 마오가 소재한 구산(孤山)파출소나 의료보험관리센터 모두 마오 관련 사망 증명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감정 결과 마오가 보낸 사망 증명서의 도장은 모두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범 마오가 2만위안을 주고 만든 호적 말소증명서. 8월 21일 사망해 이틀 후인 23일 호적을 말소한다고 돼 있다. [중국 장쑤신문망 캡처]

마오는 어떻게 위조 사망 증명서를 만들었을까. 마오를 붙잡아 확인한 결과 길거리 담벼락에 붙은 가짜 도장을 만들어준다는 곳에 연락해 2만 위안(약 338만원)을 주고 가짜 사망 증명서를 만들었다는 자백이 나왔다.

마오는 “몸에 중한 지병이 있는데 법원 판결로 실형을 사는 게 두려워 내 사망 증명서를 만들었다”고 실토했다.

신화사는 그가 사기 범죄 외에 국가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범죄 행위로 형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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