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 입금으로 본격 '시동' 걸린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입력 2020. 12. 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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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신청 기각되며 2일 유상증자 비용 5천억 원 납입..3일 3천억 원 교환사채 발행
공정위·해외 기업결합심사 또 다른 '관문'..KCGI "법원 판단 유감" 항고 카드 만지작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산업은행 주도의 항공업 재편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부장판사 이승련)은 KCGI 산하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1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신주발행의 '목적'을 두고 양측은 그간 팽팽히 대립했다. 한진그룹과 산은은 항공산업 재편을 위한 방법이라는 입장인 반면, KCGI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 25일 심문을 진행한 재판부는 일주일만인 지난 1일 KCGI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신주발행의 목적을 경영권 분쟁의 도구가 아닌 사업상 필요한 조치로 해석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주발행 당시 한진칼이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와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 신주발행 당시 한진칼이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와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또 "신주를 발행하면 한진칼 지배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주발행이 한진칼의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꾼다고 볼 수 없다"며 KCGI 등 주주연합이 지분 매수나 소액주주 연대를 통해 경영권 변동을 도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결정에 한진그룹과 KCGI는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한진그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항공산업 구조 재편의 당사자로서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일자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KCGI측은 "한진칼의 제3자배정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에 유감"이라며 "관계당국과 사법부의 고심은 이해하나, 이번결정이 시장경제원리 및 상법과 자본시장의 원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심사·해외 기업결함심사 또 다른 '관문'…합병 반대 노조 설득 작업도

KCGI측의 법적 제동에 발목이 잡혔던 산은과 한진그룹은 예정된 일정대로 통합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당장 2일 한진칼에 유상증자 비용 5천억 원을 납입하고 3일 한진칼은 3천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투자받은 8천억 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게 된다.

한진칼은 산은 지원금을 바탕으로 2조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예정이다.

산은과 한진그룹.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산은과 한진그룹이 첫 관문은 무사히 넘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중국의 사전 기업결합심사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한 곳에서라도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합병은 백지화된다. 저가항공사까지 합하며 양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60%를 넘어선다.

한국항공대학교 허희영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과 관련한 판단을 어떻게 할 건지가 관건"이라며 "자회사까지 통합되면 건전한 경쟁체제가 구축될 수 있냐가 문제가 되는데 공정위에서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직원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노조 이슈도 숙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대한항공-아시아나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노사정 회의체를 구성하여 인수합병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CGI 등 주주연합이 가처분신청 기각에 항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CGI는 "항공업 재편의 공론화,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 및 독립적 이사회 구성을 위해 고민과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항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KCGI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이사를 선임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현 이사회의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한진칼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조원태 회장과 한진칼 임원들의 배임 등으로 직무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움직임도 있는 만큼 KCGI측이 소액주주와 연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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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 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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