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가격 60%이상 오를 듯.. 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 브라질, 가뭄으로 생산량 절반 수준 감소
세계 1위 커피 생산지 브라질, 가뭄으로 커피 생산량 크게 줄어
글로벌 커피 바이어, 커피 선물 가격 22% 인상 전망
원두 선물 가격 인상으로 국내 커피 가격 인상 가능성 제기돼
글로벌 곡물시장에서 커피 원두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의 가뭄 현상으로 커피 원두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블룸버그는 1일(현지시각) 브라질의 최대 규모 커피 생산 협동조합인 쿡수페(Cooxupe)를 인용해 11월 출하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커피 바이어들은 커피 1파운드 선물 가격이 현재 1.23달러 수준에서 1.4~1.5달러로 22%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남미 지역의 가뭄 현상과 글로벌 수요 증가로 커피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아라비카 원두 1파운드의 선물가격은 0.93달러 수준이었다. 커피 바이어들의 예측대로 커피 선물 가격이 오른다면 14개월만에 60% 이상 오르게 되는 셈이다.
브라질 현지 커피 생산 디렉터는 "강우량이 매우 끔찍한 수준으로 예년 평균을 훨씬 밑돌고 있다"면서 "2022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 커피 무역상들은 브라질 지역의 가뭄으로 아라비카 커피 생산량이 3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12월 기후도 전망이 밝지 않아 작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현지 커피 농장 관리인은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줄곧 있었지만 흐리기만 할 뿐, 비는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12월에도 가뭄이 계속될 경우 작황 손실율이 50%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커피 2위 산지인 베트남도 폭우 피해로 커피 작황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공급 불안 요소가 커지는 데다 내년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이후 소비가 되살아나면 커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커피 원두 가격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커피 원두 가격 인상으로 커피 제품 소비자 가격이 오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커피 관련 기업들은 "사전에 구입한 재고 원두와 미리 확보한 선물 물량을 확보한 만큼 당장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1위 커피 생산 기업인 동서식품은 사전에 확보한 물량이 충분한 만큼 당분간은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커피 원두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국내 제품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면서도 "커피 원두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커피 원두 가격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커피 기업의 경우 해외 주요 커피 산지에서 계약 재배 방식으로 원두를 확보하기 때문에 커피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커피 유통상을 통해 거래를 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 변화에 예민하다.
이디야커피, 할리스 등 국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현재로선 커피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판매되는 커피 제품의 가격에서 커피 원두 가격이 차지하는 부분은 그리 크지 않다"면서 "원두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커피 가격 책정은 원자재 가격 요인도 있지만 브랜드의 전략에 따른 영향이 크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불황 여파로 지갑을 닫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충격이 예상되는 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들이다. 커피 수입상이나 국내 유통사들을 통해 생두(볶지 않은 원두)나 원두를 구입하는 카페들은 원두 가격 변화에 상당히 예민하다. 서울 시내에서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는 한 카페 경영주는 "제품 가격을 책정할 때 원가율을 따지는 상황에서 원두 가격 인상은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원두 가격 변화에 따라 커피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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