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존 테리 인종차별 사건.."이제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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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잉글랜드 축구계를 뒤흔들었던 존 테리(40) 인종차별 사건의 피해자인 안톤 퍼디낸드(35)가 당시 잉글랜드축구협회(FA) 조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뒤늦게 폭로했다.
이 사건은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중 테리가 퍼디낸드를 향해 원색적이며 인종차별적인 욕을 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불거져 FA 징계위원회 조사는 물론 경찰 수사와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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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9년 전 잉글랜드 축구계를 뒤흔들었던 존 테리(40) 인종차별 사건의 피해자인 안톤 퍼디낸드(35)가 당시 잉글랜드축구협회(FA) 조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뒤늦게 폭로했다.
퍼디낸드는 당시 사건을 다룬 영국 방송 BBC 제작 다큐멘터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이 방송사 인터넷판이 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 사건은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중 테리가 퍼디낸드를 향해 원색적이며 인종차별적인 욕을 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불거져 FA 징계위원회 조사는 물론 경찰 수사와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
EPL로 막 승격한 퀸스파크레인저스(QPR)의 흑인 선수 퍼디낸드는, 백인이며 '거함' 첼시의 핵심 수비수인데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테리에게 맞서면서 부당한 대우와 함께 큰 정신적 상처를 받았다고 다큐멘터리에서 털어놨다.
퍼디낸드는 FA 조사에서 자신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인 것처럼 대우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FA 조사에서 관계자들이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캐물었다"면서 "조사 중 FA가 테리가 진술한 녹음을 들려줬는데, 그는 나와 다른 대접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BBC 보도를 보면 이 다큐멘터리는 퍼디낸드의 '폭로'보다는 인종차별에 더 목소리를 높이지 못한 '후회'에 초점이 맞춰졌다.
퍼디낸드는 "당시 더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내 마음을 갉아먹었다"면서 "(인종차별에 대해)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안톤의 형 리오 퍼디낸드도 동생이 더 단호하게 대처하도록 돕지 않은 데 대해 매우 후회했다.
동생과 달리 스타 플레이어였던 리오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존 테리와 함께 센터백으로 뛰던 사이였다.
리오는 "사건 뒤 안톤은 피해자가 아닌 '선동꾼'인 것처럼 대우받았다"면서 "몇몇 친구들과 부모님과 형제들 모두 안톤에게 공개적으로 입을 열지 말고 변호사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라고 조언했다"고 털어놨다.
FA는 2012년 테리가 인종차별적 행위를 했다고 결론 내고 22만 파운드(약 3억2천만원)의 벌금과 4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주장 완장도 박탈했다.
하지만 영국 법원은 테리가 인종차별을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약 1년 만에 나온 판결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안톤 퍼디낸드의 고통은 계속됐다.
한때 형 이상 가는 대형 수비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톤은 이 사건 뒤 경기력이 확 꺾였다.
터키와 태국 리그, 잉글랜드 하부 리그 팀을 전전하다가 스코틀랜드 1부 세인트 미렌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2019년 은퇴했다.
리오 퍼디낸드는 "인종차별 사건이 안톤의 침체에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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