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사격 인정" 재판 내내 졸던 전두환, 그냥 떠났다
<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이 어제(30일) 40년 만에 광주 법정에서 가려졌습니다. 법원은 헬기 사격을 봤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한 전두환 씨에 대해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보도에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광주 법정에 출석한 전두환 씨.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전두환 씨 : (5·18 책임 인정하지 않습니까?) …….]
2년 7개월간 진행된 재판은 전 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것이었지만, 핵심 쟁점은 5·18 민주화 운동 기간 실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여부였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1980년 5월, 광주 시내에서 두 차례 실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군 문서와 계엄군, 목격자의 진술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최형국/1980년 5월 21일 헬기 사격 목격자 (헬기 부대원 출신) : 기관총이 빨갛게 불을 뿜으면서 쏘는 걸 분명히 봤어요. (기관총이) 회전하면서 벌컨포 같이.]
재판부는 "전 씨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주장이 허위임을 인식하면서도 문제가 된 부분을 집필했다"며,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전 씨에게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조영대 신부/고 조비오 신부 조카 : 유죄 판결이 났다는 점에 있어서는 참으로 다행으로 생각하고, 또 이것은 정말로 사필귀정이다.]
다만 재판부가 이번 판결이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것일 뿐이라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데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김영훈/5·18 유족회장 : 법정구속을 원했지, 집행유예를 받으면 뭐 합니까. 다만 며칠만이라도 법정에서 광주 교도소로 데리고 가서….]
재판 시작부터 내내 고개를 숙인 채 꾸벅꾸벅 졸았던 전 씨는 법원의 유죄 판결에도 어떤 사죄나 반성도 없이 광주를 떠났습니다.
박재현 기자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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