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봉현 '깨복친구' 전 靑행정관 "檢접대 술자리 안갔다"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검사 술 접대 의혹' 사건의 주요 인물들이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검사 술접대 의혹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처음 제기했지만, 이번에는 당시 참석자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술자리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30일 방정현 변호사를 통해 김 전 행정관이 지인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 김 행정관은 옥중에서 지인에게 지난 23일 보낸 편지에서 “지난주에는 대질조사를 이유로 종필이(이종필 전 부사장)랑 셋이 만났어”라고 썼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의 폭로 내용을 수사하면서 김 전 회장과 이 부사장, 김 전 행정관 등 3자 대질조사를 했다는 의미다. 김 전 행정관은 편지에서 “세 명의 기억이 다른 부분이 있어서”라며 “나는 술자리에 가지 않았는데 … (김 전 회장이 술자리에) 갔었다고 진술하고 있어서”라고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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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의 ‘깨복친구’, "술자리 참석 안 했다" 부인
'검사 술접대 의혹'은 검찰이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불능을 유발한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자들의 사태 무마용 로비 행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전 회장이 지난달 16일 옥중 편지를 통해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어 법무부 감찰 조사에서도 ‘당시 술자리에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러 검사에게 인사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술접대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사실확인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술접대 의혹 의 진위 여부를 수사중인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은 지난 17일 김 전 회장과 김 전 행정관, 이 전 부사장의 대질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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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은 "깨복친구도 술접대는 사실이라 했다" 주장
김 전 회장 측은 이 3자 대질 조사 이후에도 “두 사람(김모 행정관과 이종필 전 부사장)도 검사 술 접대는 사실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행전관은 “세 명의 기억이 다른 부분이 있고”, “나는 술자리에 가지 않았는데”라고 주장하면서 김 전 회장의 폭로 내용과 검찰의 3자 대질 조사 후 밝힌 입장에 대해 다른 주장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측은 “김 전 행정관은 술자리 바로 옆 방에 있었다”며 “김 전 행정관이 검사 옆에서 술에 취해 실수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이 편지에서 ‘깨복 친구’라고 칭했던 고향 친구다. ‘깨복’은 옷을 다 벗은 사람이나 벌거숭이를 뜻하는 전라도 지역 방언인데, ‘깨복쟁이 친구’란 옷을 다 벗고도 부끄러운 줄 모를 정도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허물없는 친구라는 의미다.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에게 법인카드·술값·골프비 등 3700여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의 실형 등을 선고 받았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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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의혹 당사자인 이종필은 언급 안 해
검사 술접대 의혹을 놓고 '깨복 친구'라는 김 전 회장과 김 전 행정관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또 한명의 참석자로 알려진 이 전 부사장의 입장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전 부사장은 30일 본인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했던 해외무역금융 펀드의 부실화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이 전 부사장은 검사 술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검사 술 접대 의혹 사건의 참고인에서 현재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했다. 김 전 회장 측은 “검찰이 김 전 회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로 전환된 사실을 통보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문희철·이가람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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