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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의 축구일기] 자갈치 헤어스타일과 새로운 목표

조회수 2020. 11. 30. 14: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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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축구선수 이재성입니다. 축구일기를 통해 자주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 먼저 전하고 시작합니다.  제가 지난 몇주간 평소와 다른 스케줄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어려운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대표팀을 건강하게 잘 다녀왔고 킬에 복귀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지내고 있습니다. 원래는 제가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에 일기를 잘 적어놓고 주말 경기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연재를 하는데 이번주는 부지런하게 일기를 매일 적지 못해서 일기형태가 아닌 최근에 제게 있었던 일들과 그리고 느꼈던 생각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부족한 저의 이야기를 읽어주시려 이곳까지 와주신분들 진심으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읽는 시간만큼은 평안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소와 다른 시간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일상

제가 결정적으로 몇주동안 축구일기 연재를 제때 올리지 못 한 점은 생활패턴이 평소와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일기를 연재하고 다음주 분량도 차곡차곡 적어가고 있었는데 그 주에 함부르크 경기가 월요일 저녁에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경기를 하고 잠을 평소대로 못자고 그 다음날 아침에 바로 대표팀 소집을 위해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타이트한 일정 속에 생활 패턴이 바뀌고 몸의 리듬도 깨지고 수면시간도 달라짐으로써  컨디션을 관리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육체적으로 피곤해졌고 그게 이어져서 생활할때도 게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느낀점들을 바로 적어놔야 제 생각들을 생생하게 잘 전달 할 수 있는데 한번 미뤄지다 보니 계속 해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을 찾아갈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자갈치(?) 헤어스타일

저에게 새로운 별명이 하나 생겼습니다. 이번 대표팀 소집 때 선수들 사이에서 이슈가 된 게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저의 헤어스타일 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저를 본 선수들 뿐만이 아니라 코칭 스태프와 지원 스태프까지 저의 헤어스타일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얼마나 기른거야?”에서부터 “언제까지 기를거야?” “잘 어울린다!”등 많은 질문을 받았고 첫날은 대답해주느라 바빴습니다. 그렇게 멕시코와 경기가 끝나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오랜만에 한국 방송에서 저의 모습을 본 주변사람들에게 많은 연락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축구 이야기가 아닌 바로 헤어스타일 때문이었습니다. 팬들께서도 많이 놀라셨는지 저의 헤어스타일로 많은 이야기가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제 지인분께서 저에게 알려줬는데 저의 모습을 보고 자갈치를 닯았다고 자갈치 과자모양을 저에게 보여줬습니다. 그걸 보고 셀카 한장 찍어보았는데 제가 생각해도 비슷해 보여서 웃음이 났습니다. 앞으로 어디까지 기를지는 저도 모르지만 우선 이번 시즌이 끝나는 내년 5월말까지는 계속 길러 볼 생각입니다. 이제는 저의 헤어스타일에 놀라지 말아주세요. 



반가운 택배

택배는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모르지만 보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든다. 특히나 외국에 있는데 우리나라 우체국 택배를 보는 날은 왠지 기분이 좋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어느 날 운동을 하러 클럽하우스에 갔는데 저의 락커룸 앞에 정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택배 상자가 놓여있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저의 소중한 팬에게서 온 택배였는데 안에는 편지와 과자가 들어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팬들의 선물 중에 편지가 가장 좋습니다. 모든 선물이 정성스럽지만 진심이 담긴 글씨를 보면 그 팬의 마음을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고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제게 느껴지고 제가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하는 다짐을 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힘든 상황속에서도 저에게 더 큰 힘이 되기도 하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저는 팬들의 사정을 말해주지 않으면 전혀 알수가 없는데 편지를 통해 알려주면 그 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 좋습니다. 


그러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벨이 울리더니 또 한번 집으로 택배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나이키에서 보내준 물품이었습니다. 제가 선수생활을 하면서 걱정없이 지원해주는 곳이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그 날은 택배를 받는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재성의 새로운 꿈

요즘 들어 저에게 또 다른 꿈(목표)이 생겼습니다. 그건 바로 지도자의 길입니다. 막연히 생각만 하다가 최근 들어서 지도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듭니다. 아직 선수로서 생활이 남아 있지만 선수를 하면서 같이 준비를 해보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알아보고 있고 최대한 일찍 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배우는것보다 가르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학교 때 교생실습을 통해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학생들을 이끌고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들이 상당히 어려웠고 제 마음처럼 되지 않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지도자는 더 많이 공부하고 지식과 이론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지금 제가 느끼고, 배우고 있는 것들을 잘 간직했다가 더 좋은선수로 더 좋은팀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선수로서 많은 경험을 하고 다양한 감독님을 만나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언젠가는 이재성선수가 아닌 이재성감독으로 불리는 날이 오면 재밌을것 같습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지만 또 다른 저를 기대해주세요. 


크리스마스 분위기

12월은 뭐니뭐니 해도 크리스마스가 제일 기다려집니다. 독일에서도 겨울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한달 전부터 오픈 할 정도로 많이 기대하고 손 꼽아 기다리는 시즌입니다. 올해는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인해 모든 지역이 크리스마스 마켓이 닫고 열리지 않습니다. 항상 이 시기가 되면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는 낙으로 지내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그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작년 크리스마스에 이케아에서 산, (어머니께서 창고에 정리해 두신)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시 꺼내어 집에 설치했습니다. 


아직 완성품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야 덜 아쉬울 것 같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올해에는 밖에서 모이는 것이 어려울텐데 이번 기회에 집에서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즐거운 성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데스리가2 9R 경기 소감

최근 3경기동안 승리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이겨서 기분이 좋고 특히나 작년시즌에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하노버를 상대로 원정에서 이겨서 더 뜻 깊은 승리였습니다. 이번 라운드에도 선발 출전해서 85분을 뛰었어요. 축구선수로서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모든 선수들의 바람입니다. 그렇지만 출전할 수 있는 인원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경기를 준비하는 일주일동안 최고의 모습을 훈련장에서 보여줘야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선택을 받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어요. 지금 이렇게 부상 없이 경기를 소화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팀이 현재 리그 3위인데, 지금의 순위는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순위간의 승점차도 많이 나지 않고 아직 시즌 초반이고 남은 경기가 더 많기 때문에 우리팀만의 스타일을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함께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톡채널 질문 답변 

Q: 요즘 킬 날씨는 어때요? 

A: 여기도 많이 쌀쌀해졌고 나무에 낙엽도 대부분 떨어져 겨울이 다가온것 같습니다.



Q: 평상시에 먹는 약이 있나요?

A: 저는 독일 제품인 orthomol immun이라는 비타민만 챙겨 먹어요. 

Q: 국가대표 데뷔년도와 데뷔경기 기억하세요?

A: 2015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벡전 입니다. 이날 대표팀 데뷔전에서 86분을 뛰었어요. 


이제 어느덧 2020년도 12월 마지막 한달 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항상 이 시기 때만 되면 느끼는 게 있는데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걸 다시 한번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많은 시간이 지난만큼 저의 삶에도 지난 시간들을 통해서 배움과 성장이 있었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지나간 게 아니길 바라고 남은 마지막 한달도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도 2020년 마지막 남은 시간들이 삶의 소중한 시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세요.


축구일기를 읽으면서 궁금하신 점이나 하실 말씀이 있으신 분들은 이재성의 축구일기 톡채널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댓글 직접 다 확인하고 있고 참고해서 다음 축구일기에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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