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후회 없단' 전종서 "'콜' 이렇게 좋아해주실 줄 몰랐어요"(종합)[EN:인터뷰]






[뉴스엔 배효주 기자]
"모든 것 쏟아 부어 후회 없어요."
이창동 감독 영화 '버닝'(2018)에서 안갯속에 잇는 듯 모호하고 묘한 여자 '해미'로 화려하게 데뷔한 전종서. 그가 단 두 번째 작품인 '콜'에서는 극악무도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입지를 제대로 다졌다.
영화 '콜'(감독 이충현)에 출연한 전종서는 11월 3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로 영화가 공개된 후 소감 등을 전했다.
지난 27일 공개된 영화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전종서가 콜'에서 맡은 역할인 '영숙'은 우연히 전화 한 통으로 20년 후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서연'(박신혜)과 연결되면서 예견된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는 인물이다. '서연'과의 통화로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게 된 '영숙'은 극 내내 광기를 폭발시킨다.
'콜'은 당초 올 3월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넷플릭스로 공개했다. 인터뷰를 통해 전종서는 "영화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점에 넷플릭스로 공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저는 넷플릭스를 사랑한다. 콘텐츠를 안 본 게 없을 정도다. 많은 분들이 쉽고 편하게 '콜'을 접하실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 좋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공개 후 전종서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졌다. "이렇게까지 좋아해주실 줄 몰랐다"는 전종서는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있어서 배우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주신 분들 생각이 많이 났다. 촬영팀, 의상팀, 분장팀, 제작사, PD님 등등.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에너제틱한 상태로 촬영에 임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주신 분의 얼굴이 많이 생각났다"고 공을 돌렸다.
화제작 '버닝' 이후 차기작으로 '콜'을 선택한 것에 대해 전종서는 "시나리오 때문이다. 설계가 잘 되어있다고 해야 할까.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것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시나리오를 읽었는데도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했다"며 "또 '영숙'이란 역할은 연기하면서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종서는 '영숙'에 대해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콘처럼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영화 속에서 '착한 역'과 '나쁜 역'이 나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모두가 캐릭터인것이지 '악역이다', '선역이다'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다음 순간을 생각하지 않는 캐릭터처럼 보였는데, 생동감이 입혀진 것 같다"며 "많은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회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숙'은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살인마다. "'영숙'이 어떤 인물이라고는 정의하지 않았다"고 거듭 말한 전종서는 "'영숙' 그 자체에 인간적으로 다가가고자 했다.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제가 납득이 되어야 하지 않나. ('영숙'이)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연기하는 저는 '영숙'을 그렇게 보면 안 됐다. 상황과 행동에 대한 타당성을 찾았고, 그래야만 보시는 분들을 설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대본을 많이 '팠다'"고 표현한 그는 "1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감독님과 하루 종일 이야기했다. 의견을 맞추고, 그림을 만들어 두고 촬영에 들어갔다. 매 신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이미 끝내고 촬영에 임한 것"이라며 "때문에 오늘 내가 무슨 촬영을 하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하면 됐다"고 말했다.
'영숙'이 90년대에 사는 인물인 만큼 과거의 패션을 소화한 것에 대해서는 "제 몸의 두 배가 되는 구제 바지를 입었는데, 의상이 주는 영향이 컸다. 걸음걸이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거친 피부 표현에 대해서도 "원래 볼이 빨간 편인데 그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려 했다. 주근깨를 넣자는 아이디어도 나와서 아침마다 분장도 했다. 그렇게 완성된 '영숙'을 거울로 보면 스스로도 낯설 정도로 다른 사람 같았다. 덕분에 그에 맞는 표정을 지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영숙'은 또한 서태지 광팬으로 설정됐다. 실제로 서태지 노래를 "빼놓지 않고 모두 들었다"는 전종서는 "모든 노래마다 가사에 스토리가 있더라. 요즘 나오는 노래들에는 그런 게 없는 것같다. 서태지의 모든 노래에는 감동도 있고, 스토리도 있었다. 마치 작품 같았다. 거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극중 '울트라맨이야'가 가장 많이 나온다. 전종서는 "가사를 많이 곱씹었다"며 "누구나 서태지 노래를 들으면 심장이 쿵쾅거리지 않을까? 잠들어 있는 사람을 깨우는 듯한 느낌에 많이 기댔다"고 덧붙였다.
'서연' 역을 맡은 박신혜와는 둘이 마치 하나가 된 듯 서로의 에너지를 맞춰야 했다고.
전종서는 "아직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박신혜 선배님이 갖고 있는 안정감이나 무게감은 흉내를 낼 수 없는 부분이었다"며 "그게 이 영화에서 빠졌다면 스토리 자체가 자칫 가벼워지거나 위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영숙'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하기 때문에 박신혜 선배님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거 같다. 하지만 연기적으로는 전혀 티나지 않는다고 저는 느꼈다. 다른 말로 하면 끝까지 중심을 잡아주셨단 건데, 그렇기 때문에 '영숙'도 일정한 속도로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신혜 선배님에게서 안정성을 많이 배웠다"며 "제게도 그런 연기적인 무게감이 생겼으면 한다"고도 했다.
한편 2018년 '버닝' 개봉 이후 모니터를 철저히 했다는 전종서는 "'버닝'이 개봉한 후 천천히 모니터를 했다. 리뷰나 코멘트를 참고하며 연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민했다. 좀 더 보완해 성숙된 모습을 '콜'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버닝'을 통해 배운 게 많다며 "모니터링을 할 때 이창동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났다"고도 했다.
이어 "'버닝'과 '콜'도 모두 에너지를 많이 부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캐릭터가 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더 많다. 에너지를 충전해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기가 너무 재밌다. 영화와 연기를 사랑한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찍더라도 이와 같은 마음가짐이나 제가 임하고자 하는 태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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