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인정한 설기현, 적장 위로한 김도균..두 초보 사령탑의 '리스펙트' 정신

정다워 2020. 11. 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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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차를 무사히 마친 두 초보 사령탑은 서로를 위로, 격려, 응원했다.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경남FC의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는 무승부로 끝났다.

정규리그를 더 높은 순위로 마감한 수원이 경남을 따돌리고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경남은 수원보다 좋은 경기를 했고, 1-0으로 앞서며 승격의 조건을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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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김도균 감독이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승격 플레이오프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에서 경남FC와 무승부를 거두며 K리그1 승격에 성공한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수원FC는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안병준의 동점골로 1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2020. 11. 29.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1년 차를 무사히 마친 두 초보 사령탑은 서로를 위로, 격려, 응원했다.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경남FC의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는 무승부로 끝났다. 정규리그를 더 높은 순위로 마감한 수원이 경남을 따돌리고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후반 50분까지만 해도 승격의 주인공은 경남이 될 것처럼 보였다. 경남은 수원보다 좋은 경기를 했고, 1-0으로 앞서며 승격의 조건을 충족했다. 아주 조금만 더 버티면 1년 만의 재승격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운명은 경기 막판 달라졌다. 수원 미드필더 정선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에게 반칙을 당한 장면이 VAR을 통해 확인됐다. 주심은 모니터를 한참 들여다본 후 페널티킥 판정을 내렸다. 결국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9분 터진 안병진의 페널티킥 골로 K리그1행 열차를 탔다.

경기 후 설기현 경남 감독은 한참 동안 피치를 쳐다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순식간에 운명이 바꾸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필이면 좋은 경기를 하고 비겼기 때문에 허탈한 마음이 더 컸다. 그래도 설 감독은 “선수들은 오늘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각자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단지 결과가 아쉬울 뿐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 중에는 최고였다”라며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경남FC 설기현 감독(왼쪽)이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승격 플레이오프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경남FC는 전반 최준의 선제골로 리그1 승격 가능성을 높였으나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내주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면서 K리그2에 머물러야 했다. 2020. 11. 29.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설 감독은 마지막 판정에 대해서는 고민 없이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설 감독은 “선수 시절 여러 나라를 거치며 뛰었다. 우리나라 심판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면은 나오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설 감독은 수원과 김도균 감독에게 축하의 메시지도 남겼다. 아쉽게 승격에 실패한 감독이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확실히 수원이 기량이 뛰어난 점을 보여줬다. 승점 15 차이가 난 이유를 여실히 느꼈다. 수원과 김도균 감독님께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K리그1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승격의 주인공인 김 감독도 승리의 기쁨보다 상대를 위로하는 마음이 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감독은 “오늘 상대 감독에게 굉장히 미안하다. 경기 내용으로 봐서는 우리가 좋지 않았다. 경남이 올라갈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라며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격에 실패한 경남과 설 감독을 위로하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

사실 두 사람은 경기 전 날 따로 만나 담소를 나눴다. 적으로 만나는 지도자들이 경기 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감독은 “저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설 감독은 편해 보였다”라면서 “오늘 경남이 최고의 경기를 했다. 우리가 올라갈 수 없는 경기였다. 경남도, 설 감독도 다음해에는 더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덕담을 이야기했다. 현역 시절 연령대 대표팀 등을 거치면서 호흡했던 김 감독과 설 감독은 경쟁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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