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이슈]'우리 이혼했어요'→'펜트하우스', 욕 먹어야 뜨는 아이러니

정태건 2020. 11. 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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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프로그램의 시청률 지표를 들여다보면 '강한 자극은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방송 관계자들의 우스갯소리가 정확하게 들어맞고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뜻하는 수식어 '매운맛'이 붙는 예능, 드라마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지만 성적만큼은 방송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부 예능의 범람과 성 생활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자극적인 소재도 모자라 이혼한 부부까지 TV로 봐야 하냐'는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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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소재의 TV 프로그램
욕하면서 보는 시청자들 맹점 노려
우려 속에도 보란듯 잘 나간다

[텐아시아=정태건 기자]

'우리 이혼했어요'(왼쪽)와 '펜트하우스' 포스터/ 사진=TV조선, SBS 제공


최근 TV 프로그램의 시청률 지표를 들여다보면 '강한 자극은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방송 관계자들의 우스갯소리가 정확하게 들어맞고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뜻하는 수식어 '매운맛'이 붙는 예능, 드라마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지만 성적만큼은 방송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막장 드라마가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최근에는 드라마, 예능을 가릴 것 없이 '매운맛'을 좇고 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 부부가 다시 만나 한 집에서 며칠간 생활한다는 파격적인 기획으로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지만 비난의 목소리 컸다. '최근 부부 예능의 범람과 성 생활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자극적인 소재도 모자라 이혼한 부부까지 TV로 봐야 하냐'는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우리 이혼했어요' 한 장면/ 사진=TV조선 제공


하지만 우려와 달리 '우리 이혼했어요'는 첫 방송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으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혼 후 15년 만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배우 이영하, 선우은숙부터 이혼 7개월 차 유튜버 최고기, 유깻잎까지 출연자들이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는 등 높은 화제성을 이끌어냈다.

'이혼 부부의 관찰 예능'이라는 당찬 출사표에 쏠렸던 비난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급격히 바뀌었다. 막상 열어보니 자극적인 내용이 아닌 결혼 생활의 차가운 현실을 잘 보여줬다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특히 최고기와 유깻잎이 이혼을 결정한 안타까운 사연에 뜨거운 응원이 쏟아졌다.

제작진도 이혼을 진정성 있게 다루기 위해 인위적인 연출을 배제하고 자연스러운 접근을 노렸다. 연출을 맡은 이국용 PD는 "이러한 편집 스타일 덕에 시청자들이 예능보다 다큐에 가깝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다"고 시청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낸 이유를 분석했다.

'펜트하우스' 스틸컷/ 사진=SBS 제공


안방극장에서도 문제의 화제작이 탄생했다.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는 막장 드라마의 요소를 두루 갖췄음에도 인기몰이 중이다.

첫 회부터 불륜, 집단 괴롭힘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지만 시청률은 9%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출생의 비밀, 복수 등 전형적인 막장드라마의 전개가 이어졌지만 시청률은 오히려 올랐다. 가장 최근 방송된 9회에서는 전국 가구 시청률 16%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허술한 내용에 대해 비난을 보내면서도 "너무 자극적이어서 끊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막장드라마는 욕하면서도 보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허점을 제대로 공략한 셈이다. 

'펜트하우스'는 부동산, 교육 등 공통의 관심사를 끌어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생생히 전해 몰입감을 높였다. 하지만 흥행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은 자극적인 설정과 휘몰아치는 전개에서 나온다. 앞서 '리턴', '황후의 품격'으로 호흡을 맞췄던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는 그 힘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데 탁원한 능력이 있다는 걸 이번에도 증명했다.

그에 반해 '힐링'을 내세우며 호기롭게 선보인 드라마는 최근 모두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분명 존재하는데도 결과만 놓고 보면 다른 양상의 분위기다. 방송사들이 '매운맛'에 중독된 시청자들을 현혹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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