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15주년'장애인체육회 이명호 회장"15년전보다 1000% 발전했죠!"[진심인터뷰]

전영지 2020. 11. 3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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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죠. 예산상으론 1000% 발전했습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창립 15주년을 맞은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사무처 집무실에서 만난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15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격세지감'을 전했다.

1999년 방콕장애인아시안게임 역도 동메달리스트 출신인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경기인 최초의 장애인체육회 수장 자리에 올랐다. 4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올해, 그의 분신과도 같은 장애인체육회가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선수, 행정가로 그가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장애인체육의 역사다. 변변한 조직도 체계도 없던 시절, 사비를 쪼개 후배들을 이끌고 부산장애인체육회를 만들었다.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당시 유명한 '공항 보이콧' 사건을 통해 장애인체육의 권리를 부르짖었고, 2005년 보건복지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관할이 바뀌면서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창립되기까지 그는 끝없는 투쟁사의 중심에 섰다. 2006년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입사해 전문체육부장, 생활체육부장을 두루 거쳤고,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 2016년 리우패럴림픽 총감독, 2009년 이천선수촌장을 역임한 경력이 말하듯 그는 자타공인 현장형 리더다. 선수 출신 첫 장애인체육회 수장으서 2018년 평창패럴림픽의 대성공을 이끈 이 회장은 내년 1월 19일 회장 선거에서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15년 전을 회상하며 이 회장은 "2005년 10월, 창립준비금 2억원으로 시작된 예산이, 2006년 97억원에서 2020년 891억원으로 약 1000%나 늘었다"며 웃었다. "생활체육참여율도 2005년 4.4%에서 2019년 24.9%로 6배나 늘었고, 17개 시도장애인체육회, 122개 시군구장애인체육회, 45개 가맹단체가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체육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달라졌다. 15년 전에는 대한장애인체육회도 패럴림픽이라는 단어도 생소했으나, 평창 이후 많은 국민들이 패럴림픽을 알고 장애인 체육활동의 중요성도 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선수 출신 회장으로서 자국 패럴림픽을 치르는 첫 행운을 유례없는 성공으로 이끌었다. 4년 임기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역시 평창패럴림픽이었다. "나는 선수 출신 첫 회장이자, 역대 회장 중 유일한 장애인, 체육인"이라고 정체성을 재확인한 이 회장은 "평창패럴림픽 장애인아이스하키 동메달을 획득한 그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선수, 지도자, 가족, 관중,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님과 모두 하나가 돼 애국가를 부르며 부둥켜안고 기뻐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후 정부의 장애인체육 활성화 정책이 발표되고 전국에 150개 반다비체육관을 건립하게 된 일도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가장 아쉬운 일은 활발했던 남북 장애인체육 교류가 멈춰선 일이다. 이 회장은 "2018년 인도네시아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최초로 공동 진출해 개폐회식 공동입장, 수영, 탁구 단일팀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메달까지 땄는데, 이후 북측의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지난 4년의 점수를 스스로 매겨달라는 요청에 이 회장은 "99점!"이라고 즉답했다. 특유의 위트로 "1000점 만점"이라고 농담을 던진 이 회장은 "아쉬운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다. 장애인 체육 발전은 혼자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정부, 언론 등 도와주시는 모든 분들이 큰 힘"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평창패럴림픽 이후 장애인체육의 열기가 식고, 지원도 줄었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이 회장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개 저었다. "현장 선수들은 모르지만 정말 중요한, 막힌 혈류를 뚫어주는 예산들이 있다. 예를 들면 각 경기단체 사무국장, 직원들의 월급이 30~40% 인상됐고, 대표선수들의 훈련일수도 210일로 늘었으며, 내년부터 감독, 코치 임금도 수당제에서 월급제로 바뀐다. 일 훈련수당도 6만5000원으로 올랐다. 이 모든 지원들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가야할 길이 멀다. 우리는 우리를 체육, 종목으로 봐달라고 요구하지만 정부나 기업에는 여전히 우리를 '장애인단체'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30개 종목에 7억원, 15년 전과 똑같은 국제대회 참가 예산만큼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패럴림픽 쿼터를 따려면 장애인선수들도 비장애인선수들과 마찬가지로 1년에 4~5개 국제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비장애인의 경우 연맹, 소속 실업팀, 체육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는 다르다. 향후 20억원 이상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 예산에만 의존해선 안된다. 재정자립은 계속해서 추진해야할 과제다. 각종목 회장 선거를 앞두고 회장 후보자들에게 지원 예산을 약정하도록 입후보 조건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1월 19일 선거를 앞두고 임기만료(2월24일) 60일전 사퇴 규정보다 20일 넘게 이른 12월 초 사퇴를 결심했다. 선거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결심이라고 했다. 연임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묻자 "계획한 모든 것을 하기에 4년이 너무 짧았다"고 털어놨다. "평창패럴림픽 레거시인 반다비체육관 150개 건립, 인도네시아아시안게임 이후 정체된 남북체육교류, 장애인 은퇴선수 일자리 문제 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배리어프리한 전용빌딩을 지어, 장애인선수, 심판, 관계자들의 교육과 소통을 위한 사랑방, 인터넷방송 등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장애인체육인들의 창의적 공간을 만들고 싶은 꿈도 있다"며 미소 지었다.

동료 선수 시절부터 훈련원장, 장애인체육회장이 되기까지 그를 가까이서 오래 지켜봐온 장애인선수들은 그를 주저없이 "명호 형님"이라고 칭한다.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어내는 리더다. 임기 후 어떤 회장님으로 남고 싶으냐는 질문에 '형님 회장님'은 이렇게 답했다. "폼 잡는 회장님이 아닌, 현장의 가려운 곳을 가장 잘 긁어준 회장으로 남고 싶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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