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 20-21시즌 미 대학농구 개막! 10가지 관전 포인트

주장훈 2020. 11. 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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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주장훈 칼럼니스트] 전세계를 악몽에 몰아넣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 전염병은 2020년 한 해 동안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의 스포츠 리그들은 종목과 국가, 지역,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았고 스포츠 팬들은 매년 마다 즐겁게 누려왔던 스포츠 관람과 시청의 즐거움을 일년 내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중단해야 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최근 매일 10만명 이상 증가하면서 누적 숫자가 무려 1천 2백만명을 넘어선 미국에서는 특히 스포츠가 직격탄을 맞았다. 농구의 경우, NBA는 '버블'의 개념으로 치러진 2019-2020시즌 플레이오프가 LA 레이커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철저한 방역과 함께 무관중으로 경기들이 열리면서 팬들의 참여는 시청 이외에는 철저히 경기로부터 배제되었다. 평소 매년 6월에 열리는 NBA 드래프트는 올해의 경우, 종전보다 훨씬 늦은 11월에 온라인으로만 열리는 파행을 겪었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신인들은 썸머리그 없이 곧바로 리그 개막을 치르면서 프로의 세계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게 되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예년보다 약 3~4주 정도 늦은 시점인 11월 말 대학농구가 드디어 개막을 맞았다. 

1. 코로나로 인한 시즌 폐막, 코로나로 인한 개막 연기

어렵사리 결승전을 가진 NBA나 MLB와 달리 NCAA 농구는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2020 ‘3월의 광란’ NCAA 토너먼트가 전면 취소되면서 전염병으로 인해 토너먼트가 취소되는 등 흑역사가 쓰이고 말았다. NCAA농구의 2019-2020 시즌은 그렇게 토너먼트 없이, 그리고 우승팀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대학 스포츠팬들 중 이 무서운 전염병 바이러스가 다음 2020-2021시즌 개막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 사이에 NBA 농구와 메이저리그 야구는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그래도 결승전을 무사히 치러냈고 대학과 프로 미식축구, 즉 풋볼 시즌도 우여곡절 끝에 가을 개막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프로와 아마추어 스포츠를 통틀어 대학농구는 그 개막이 1년 중 가장 늦는 11월 중순에 시작되는 리그이다. 많은 스포츠 전문가들과 팬들이 걱정하는 전세계 스포츠 리그들의 우선 순위에서 대학 농구는 가장 뒤로 밀려 있었다. 

보통 NCAA 농구는 10월 말 팀 훈련을 시작으로 학교 별로 시범 경기 1~2경기를 거친 후 11월 초에 본격적으로 개막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토요일마다 열리기 때문에 9월 첫째 주 토요일에 개막을 하는 대학 미식축구 리그와 달리 농구는 보통 11월 첫째 주 주중 평일에 개막전을 연다. 금요일은 NBA, 토요일은 앞서 언급한 대학 풋볼, 그리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프로 풋볼 NFL 경기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대로라면 7월 중 각 학교별로 다음 시즌의 일정이 확정된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정과 앞으로의 미래가 불확실해 진 올 시즌의 경우에는 시즌을 개막해야 하는 11월이 가까와 올 때까지 수많은 학교들이 시즌 일정 조차 확정짓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학교별로 소속 컨퍼런스와 학교가 위치한 주, 그리고 각 학교별로 코로나 관련 방역과 비상 조치 규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NCAA 농구 종목에 등록된 32개 컨퍼런스 가운데 하나인 ‘아이비리그’는 올해 컨퍼런스 내의 가을과 겨울 스포츠를 전면 취소 조치했다. 농구를 아예 한 해 쉬기로 한 것이다. 즉 이번 2020-2021시즌에는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 대학교 농구팀의 경기를 단 한 경기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주 별로 다른 방역 관련 법령도 학교와 컨퍼런스의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 뉴멕시코 주의 경우, 5인 이상의 공식적인 모임이나 집회를 전면 금지했다. 뉴멕시코 주가 미국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인구당 감염 수위 위험 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뉴멕시코 주 내에 위치한 학교들, 뉴멕시코 대학교(University of New Mexico Lobos)나 뉴멕시코 주립대(New Mexico State Aggies)는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홈 경기를 열 수 없다. 이 때문에 해당 학교들은 경기가 가능한 인근 애리조나 주나 텍사스 주에서 임시 캠프를 차려 놓고 한 시즌을 치르게 되었다.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컨퍼런스 외 학교들과의 경기 일정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수많은 컨퍼런스와 학교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시즌 개막이 치일피일 미뤄진 끝에 예년보다 훨씬 늦은 11월 25일 본격적으로 개막되기에 이르렀다. 그나마 이 때 예정된 개막전들도 상당 수가 각 학교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 상황으로 인해 취소 또는 연기되기에 이르렀다. 

2. 코로나가 바꿔 놓은 모습들

지난 9월 개막된 대학 풋볼 시즌의 경우, 각 컨퍼런스 별로 무관중 또는 일부 관중을 수용하면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대학 풋볼의 최강 컨퍼런스인 SEC의 경우 학교별로 경기장 최대 수용 인원의 20~25% 이내로 관중을 수용하게끔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가 의무화되었지만 정작 시즌이 개막한 후 이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학교와 관중은 그리 많지 않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급작스럽게 취소되거나 연기된 경기도 속출하고 있다. 

야외 경기인 풋볼과 달리 실내 경기인데다가 종목 특성상 신체 접촉이 더욱 가깝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농구의 경우, 모든 컨퍼런스들이 아예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여기에 벤치에서의 선수들과 코칭 스탭의 띄어 앉기,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다.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다보니 대학 농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홈 코트 어드밴티지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경기장 내 밀집된 관중들의 열기와 육성 응원이 트레이드 마크인 대학 농구는 그만큼 원정팀이 승리하기가 어려운 종목이지만 홈 관중의 폭발적인 응원이라는 요소가 제외된 상황에서 과연 홈팀들이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이다. 

또 경기가 끝난 후 양팀 선수들은 이제 악수를 생략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감독끼리 간단하게 주먹 악수를 하거나 아예 서로 손 인사만 한 후 퇴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한편 아예 홈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학교들도 부지기수이다. 앞서 언급한 뉴멕시코 주립대의 경우, 시즌 개막 전부터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 시에 위치한 호텔 리조트에 이른바 ‘버블’을 차려 놓고 팀 훈련을 치르고 있다. 그리고 이 곳 인근 경기장에서 아예 ‘원정 같은 홈 경기’를 치르고 있다. 뉴멕시코 대학교 로보스 역시 같은 신세이다. 로보스 농구팀은 텍사스 주에 버블을 차렸다.

무관중 홈구장으로 인한 긍정적인 점도 생겼다. 많은 학교들이 원정 경기 일정을 수립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졌다. 시즌 초 듀크와 미시건 주립, 켄터키, 캔사스 이렇게 4개 명문 대학교를 초청해 치르는 챔피언스 클래식의 경우, 매년 중립 지역에서 열려 왔지만 올해는 듀크-미시건 주립의 경기를 듀크의 홈 구장인 캐머론 실내 체육관(Cameron Indoor Stadium)에서 열기로 했다. 평소 같았으면 미시건 주립이 펄쩍 뛰면서 중립 지역 경기를 고수했겠지만 무관중으로 경기를 해야 하는 올해의 경우는 원정을 가는 데 대한 부담으로 인한 반감이 확실히 줄어든 면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시즌은 늦은 개막으로 인해 비 컨퍼런스 일정이 확연히 줄어든 반면 컨퍼런스 일정을 아예 12월 초부터 일찌감치 시작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컨퍼런스 일정의 경우, 몇몇 컨퍼런스에서는 아예 홈 앤드 어웨이 일정을 한 지점에서 홈 앤드 홈 또는 어웨이 앤드 어웨이로 치러버리는 기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예로 WAC 컨퍼런스의 경우, 그동안의 홈 앤드 어웨이 라운드 로빈 방식에서 벗어나 A 학교가 B 학교 원정 경기를 이틀 연속 치르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팀들이 연습 경기나 시범 경기, 또는 손쉬운 상대를 만나는 개막 경기들을 전혀 치르지 못하고 시즌을 시작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팀 훈련은 커녕 개인 훈련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선수들의 몸 상태나 조직력이 수준 이하인 경우가 허다하다. 

3. 여전한 코로나의 위협


시즌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 판정을 받은 감독들도 속출했다. 짐 베이하임 시러큐스 감독, 스캇 드류 베일러 감독, 릭 반스 테네시 감독, 탐 이조 미시건 주립 감독(사진), 래리 크리스트코비액 감독, 카일 스미스 워싱턴 주립대 감독, 커미트 데이비스 미시시피 감독 등이 줄줄이 비시즌 동안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개막 직전 베일러의 드류 감독이 확진 판정을 받자 팀 전체가 2주 격리에 들어가면서 개막전을 치르지 못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초 베일러가 참가하기로 했던 시즌 개막 토너먼트인 2K 엠파이어 클래식에는 로드 아일랜드 대학교가 부랴부랴 막판 대참으로 변경되기에 이르렀다. 

개막 후에는 곤자가 , 버틀러, UTEP, 가드너-웹, 위치타 주립에서 팀 내 선수 또는 스탭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들 학교가 치러야 되는 경기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과연 격리와 방역이 철저하게 이뤄진 버블이 아닌 예년과 다름없는 원정 이동을 통해 시즌을 치러야 하는 NCAA 농구가 시즌 자체를 무사히 치러낼 수 있을까 심각하게 염려되는 대목이다. 

4. 프리시즌 랭킹과 시즌 개막

코로나로 인해 모든 관심이 확진자 발생 여부와 경기들이 예정대로 치러지는 지 여부에 쏠려 있는 와중에 관심도가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이번 2020-21시즌 AP에서 발표한 프리시즌 랭킹은 다음과 같다. 

1. 곤자가 
2. 베일러
3. 빌라노바
4. 버지니아
5. 아이오와
6. 캔사스
7. 위스콘신
8. 일리노이
9. 듀크
10. 켄터키
11. 크레이튼
12. 테네시
13. 미시건 주립
14. 텍사스 공대
15. 웨스트버지니아
16. 노스캐롤라이나
17. 휴스턴
18. 애리조나 주립
19. 텍사스
20. 오레건
21. 플로리다 주립
22. UCLA
23. 오하이오 주립
24. 럿거스
25. 미시건


시즌 개막 빅 게임으로는 곤자가 대학교가 캔사스에 102-90으로 승리를 거뒀다. 중립 지역에서 치러지면서 양팀이 폭발적인 화력을 보여준 이 경기에서는 이번 시즌 신입생 대어로 꼽히는 곤자가의 콤보 가드 재일런 서그스(사진)의 대활약이 돋보였다. 서그스는 자신의 대학 데뷔전에서 득점한 24점 중 17점을 후반에만 쏟아 부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캔사스가 지난 31년간 단 한 번도 상대편에 100점 이상을 실점하지 않은 팀이라는 사실. 곤자가는 다음 주 랭킹 15위 웨스트버지니아 전 뿐 아니라 랭킹 2위 베일러와의 경기도 예정돼 있다. 시즌 초부터 전미 랭킹 1위 대 2위 팀의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물론 이들보다 무서운 존재는 아예 이 경기를 취소시켜 버릴 수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말이다. 문제는 이미 곤자가 팀 내에서 코로나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 곤자가는 어번과의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명과 의심자 한 명, 총 두 명의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그러고도 어번과의 2차전을 강행해서 승리를 거둔 점은 오히려 NCAA농구에서 앞으로의 코로나 방역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하는 결과이다.


탑 3 랭킹의 빌라노바는 시즌 초 랭킹 18위 애리조나 주립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는 지난 시즌 빅 이스트 컨퍼런스 올해의 신입생이었던 제레마이아 로빈슨-얼(사진)이 무려 28득점을 퍼부으면서 올 시즌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열린 ‘홀 오프 페임 팁 오프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ACC의 버지니아 공대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으며 연장전 끝에 역전패하고 말았다.

랭킹 5위의 아이오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의 선수에 예상되는 4학년 센터 루카 가르자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가르자는 공격과 수비, 바스켓 센스, 외곽 플레이, 파워, 슛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학형 초특급 백인 빅맨이다. 아이오와는 가르자를 앞세워 개막 2연승을 거뒀다. 그리고 오는 ACC/빅텐 챌린지에서는 강호 노스캐롤라이나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어 기대가 된다. 그동안 농구에서는 변방에 잠시 머물러 있던 아이오와가 가르자를 앞세워 NCAA 농구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지난 NCAA 토너먼트가 취소되는 바람에 추가로 디펜딩 챔피언의 왕좌를 1년 더 연장한 버지니아는 개막 2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에게 60-61로 업셋을 당하고 말았다. 만만치 않은 한 시즌이 예견된 버지니아의 모습이었다. 

UCLA 역시 랭킹에 오른 팀들 중에서 시즌 개막 후 고전하고 있는 팀 중 하나이다. UCLA는 샌디에이고 주립과의 개막전 원정에서 패하더니 두번째 경기에서는 약체인 페퍼다인에게 3차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진땀승을 거뒀다. 

5. 코리안 애슬릿 이현중의 대활약


대한민국의 NCAA 대표 이현중의 초반 활약이 심상치 않다. 데이빗슨 대학교의 시즌 2020-2021시즌 개막전에서 2학년이 된 이현중은 하이포인트 대학교를 상대로 23득점 9어시스트 5리바운드의 경기 MVP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현중은 경기 양상이 박빙이던 5분여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결정적인 레이업과 외곽슛, 자유투 득점을 연달아 이어나가면서 팀의 승리를 하드캐리했다. 특히 경기 2분여를 남기고 달아나는 결정적인 클러치 자유투 두 개를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수비에서도 중요한 슛블록으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막아냈다. 중계진은 계속해서 이현중의 센스와 한층 성숙한 노련미를 칭찬했다. 중계진은 올림픽 농구 은메달리스트 어머니와 고교 농구 감독 아버지의 아들다운 농구 유전자를 타고 났다는 점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이번 시즌 전력이 다소 약화된 애틀랜틱10 컨퍼런스 내에서 대한민국 대학선수의 심상치 않은 활약을 예고하는 시즌 개막전이었다. 이 선수는 비시즌 기간 동안에도 개인 훈련과 몸 만들기, 전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같은 비시즌 기간의 땀과 노력이 시즌 개막과 함께 빛을 발하고 있다. 코로나로 침체된 스포츠 시장에서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는 또다른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의 활약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국내에서는 앞으로 종종 이현중 선수의 경기를 중계해 준다고 하니 국내팬들에게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다음 경기는 프리시즌 랭킹 19위에 올라 있는 강호 텍사스와의 ‘마우이 인비테이셔널’ 경기이다. 마우이 인비테이션 토너먼트는 원래 시즌 개막 토너먼트들 가운데 가장 권위있는 대회인데 이번 시즌에는 코로나 때문에 하와이에서 치르지 못하고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애슈빌에서 열리게 되었다. 데이빗슨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데이빗슨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해 있어서 이동 거리가 짧기 때문에 홈 경기나 다름없게 느껴질 수 있다. 이번 마우이 인비테이션에는 이외에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와 UNLV 등이 참가하게 된다. 다시 한 번 데이빗슨 대학교 이현중 선수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6. 고 존 톰슨 감독의 명복을 빌며


NCAA 농구 역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흑인 감독인 존 톰슨 주니어 전 조지타운 대학교 감독이 비시즌 기간 중이었던 지난 8월 31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 존 톰슨 감독은 육중한 체구와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로 코트를 호령하면서 조지타운 대학교와 과거 빅 이스트 컨퍼런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장이다. 

사실 톰슨 감독은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88년 서울 올림픽 때 당시 대니 매닝, 댄 멀리, 데이비드 로빈슨, 스테이시 오그먼 전 전주KCC 감독 등의 대학 선발로 이뤄진 미국 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 한국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톰슨 감독의 미국 대표팀은 당시 세계 최고의 센터였던 아비다스 사보니스가 이끈 소련 대표팀과 토니 쿠코치, 드라젠 페트로비치, 블라디 디바치 등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던 유고슬라비아에 밀려 동메달을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이같은 미국 대표팀의 서울 올림픽에서의 부진은 그 다음 올림픽인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NBA 선수들이 올림픽 농구 종목에 참가하는 불씨를 당기면서 결국 농구의 글로벌화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 

게다가 톰슨 감독은 조지타운 감독 시절 패트릭 유잉, 앨론조 모닝, 디켐베 무텀보 등 명예의 전당급 센터들과 불세출의 가드 앨런 아이버슨을 발굴하고 길러낸 주역이기도 하다. 

톰슨 감독은 현역 감독 시절 훈련 중이나 경기 중 한 쪽 어깨에 수건을 걸친 채 감독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에 올해 NCAA 농구 시즌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현역 감독들이 고 톰슨 감독의 명복을 기리는 뜻으로 한 쪽 어깨에 수건을 걸치면서 개막전에 임했다. 

이제는 조지타운의 감독이 된 제자 패트릭 유잉을 비롯해 애드 쿨리 프로비던스 감독, 주안 하워드 미시건 감독, 톰 이조 미시건 주립 감독, 샤카 스마트 텍사스 감독, 제이미언 크리스천 조지 워싱턴 감독 등이 개막전에서 한 쪽 어깨에 수건을 걸친 채 경기에 임하면서 고인을 기렸다. 

어번 대학교 여자 농구팀의 감독인 테리 윌리엄-플로노이 역시 여자 대학 농구 경기 개막전에서 한 쪽 어깨에 수건을 걸치는 행동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윌리엄-플로노이 감독은 어번으로 오기 전 조지타운 대학교 여자 농구팀의 감독이기도 했는데 지난 1990년 조지타운 여자팀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었다. 당시 톰슨 감독이 남자팀의 감독이었는데 플로 감독은 톰슨 감독을 멘토로 모시면서 수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고 존 톰슨 감독은 살아생전 흑인들의 인권 신장에도 큰 영향을 끼친 감독이었다. 그는 더 많은 흑인들이 감독 직에도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실제로 대학농구 뿐 아니라 NBA를 포함한 전체 농구계에서 흑인 코칭 스탭의 숫자가 증가하는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7. 그렉 마셜 위치타 주립 감독의 폭행 의혹과 사임

미드 메이저의 강호 위치타 주립대학교의 감독이었던 그렉 마셜 감독이 선수 및 코칭 스탭에 대한 언어적, 신체적 폭력 행위를 가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끝내 사임했다. 마셜 감독은 지난 2013년 NCAA 토너먼트에서 무명팀이었던 위치타 주립을 파이널 포까지 이끈 명장이다. 이 때문에 UCLA나 조지타운, 버지니아 공대, 웨이크 포레스트, 텍사스, 테네시 등 수많은 대형 컨퍼런스의 학교들이 감독직이 공석이 될 때마다 감독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마셜 감독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지난 2015년 자신의 선수를 팀 훈련 중 주먹으로 가격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코칭 스탭이었던 카일 린드스테드 코치의 목을 졸랐다는 주장도 나왔다. 여기에 위치타 주립 소속 선수 중 소수인종 선수에게 인종 비하적인 언어를 구사했다는 의혹도 받으면서 결국 시즌 개막 직전 한 달 여를 앞두고 스스로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성명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의혹들을 끝까지 부인했지만 미드 메이저 컨퍼런스에서 승승장구했던 감독으로서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8. 계속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


대학농구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는 있지만 코로나의 영향 역시 무시 못할 존재이다. 모든 학교들이 주 3회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인데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팀 훈련과 경기들이 줄줄히 취소되거나 일정이 급 변경되는 등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베일러 대학교는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해 있는 T모바일 아레나에서 루이지애나 대학교, 워싱턴 대학교와의 경기를 차례로 긴급 편성해 경기를 치렀다. 당초 코네티컷 주에서 열리는 엠파이어 클래식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스캇 드류 감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참가를 하지 못했고 어딘가에서 경기는 치러야겠기에 부랴부랴 라스베이거스에서의 2연전을 편성한 것이다. 드류 감독은 여전히 자가 격리 중이다. 

빅12의 오클라호마 대학교도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결과로 인해 팀 훈련과 경기를 전면 취소했다. 이 때문에 대 텍사스 샌안토니오 경기와 대 센트럴 플로리다 경기가 전면 취소되었다. 맨머스 대학교도 코로나 검사 결과 후 팀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주간의 격리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대 호프스트라, 대 매릴랜드, 대 세인트 프랜시스 브룩클린 대학교 경기가 추후 재편성 예정 없이 모두 취소되었다. 

사실 이같은 상황들을 보면 시즌 자체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현 시점에서는 3월의 광란 토너먼트까지는 지속적으로 상황을 지켜보자는 농구계의 판단이다. 

9. 버블로 치러질 예정인 NCAA 토너먼트

그렇다면 과연 가장 중요한 내년 3월의 광란 NCAA 토너먼트는 어떻게 치를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현 시점에서는 인디애나 주의 인디애나폴리스 시 한 곳에서 68강 토너먼트 전 경기를 치른다는 계획이 가장 유력하다. 인디애나폴리스는 바로 NCAA 협회의 본부가 위치한 도시이며 최근 2010년과 2015년 파이널 포, 즉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른 도시이기도 하다. 인디애나폴리스에는 최근 이 두 번의 파이널 포를 거행한 실내 NFL 구장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과 함께 버틀러 대학교의 홈구장인 전통의 힝클 필드하우스, NBA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홈구장인 뱅커스 라이프 필드하우스 등 다수의 우수한 농구장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인디애나폴리스 도시권의 경기장들과 숙소들을 버블로 만들어 토너먼트를 치러낸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10. 존 캘래패리 켄터키 감독 vs 댄 대키치 ESPN 해설자


켄터키 대학교는 올 시즌 역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신입생들로 화려한 시즌 개막을 알렸다. 신입생 BJ 보스턴과 데빈 애스큐, 테런스 클락, 캐머론 플레처, 아이세이아 잭슨은 웨이크 포레스트에서 전학 온 4학년 빅맨 올리비어 사르와 함께 모어헤드 주립과의 개막전부터 훌륭한 활약을 펼치면서 이번 시즌도 켄터키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다음. 존 캘리패리 켄터키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기자 회견에서 자신이 이번 시즌 비 컨퍼런스 일정을 너무 어려운 상대들로만 짜서 선수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으니 성적이 좀 기대에 미치지 않더라도 선수들을 비난하지 말고 감독인 자신을 비난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런데 아예 다른 경기를 중계하고 있던 해설자 댄 대키치가 캘리패리의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캐스터의 말에 "당장 (그런 발언을) 멈춰야 한다"면서 "감독이 그렇게 항상 주목을 받고 싶어하느냐. 어반 마이어(전 오하이오 주립 풋볼 감독)와 관련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캘리패리는 항상 자기 자신이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게 아니라 선수들이 주목을 받아야 한다. 켄터키라면 누굴 상대하든지 상관 말아야 한다"라고 캘리패리를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그러면서 "(곤자가 대학교 감독) 마크 퓨는 항상 강팀들을 상대하면서도 그런 발언은 일체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대키치는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뚜렷하고 그 자신조차도 특정 감독들이나 선수들에 대한 호불호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성격이다. 그런데다 대키치는 켄터키의 오랜 숙적 인디애나 대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그런 대키치가 자주 논란의 중심에 서는 캘리패리를 저격했으니 앞으로 이에 대해 캘리패리 감독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도 주목된다. 

맺으며
모두의 우려 속에 NCAA 농구가 어렵사리 개막을 했다. 그리고 개막을 한 후에도 어렵사리 시즌을 치르고 있다. 어린 대학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우리 모두 경기 승패를 떠나 선수들과 코칭 스탭, 그리고 관련한 모든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치열한 승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철저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질 수 있길 바란다. 그 어느 해보다도 부디 안전하고 무사히 한 시즌을 치르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사진=AP/연합뉴스, 점프볼 DB, 곤자가 대학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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