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수십채 싹쓸이"..거래량 폭증 지방 1억 아파트, 무슨일?
"전국구로 버스를 대절해 수십채씩 사들이고 있다. 원래 동구는 인기가 없었는데 허름한 1억원 이하 아파트를 싹쓸이하는 중이다. 내년에는 공시가격 1억원이 넘을 거란 이야기도 있으니 올해 빨리 사는 게 유리하다."(울산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꼭지라고 말려도 소용없다. 집도 안보고 계약한다. 일주일만에 매매가격이 4000만원씩 뛰고, 하루에도 수천씩 오른다. 집주인이 호가를 계속 올리고 있어 가격을 확정 짓지 못했다."(창원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지난 19일 조정대상지역 7곳을 추가지정하면서 "천안, 울산, 창원도 추가 지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엄포 놓았지만 '지방 아파트 원정대'의 열기가 꺾이지 않고 있다. 천안, 울산, 창원, 전주 등 비규제지역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가 다주택자 '타깃'이다. 정부는 넉달 전, 이들 아파트는 "투기대상이 아니다"며 수십채를 사도 취득세 1%만 적용해 주기로 했다.
울산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지인들이 매매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요즘은 외지인들이 공시가격 1억원 이하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며 "가격이 많이 올라 내년에는 공시가격이 1억원 넘는 곳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8000만원 이하의 울산 달동주공2단지 전용 50㎡는 지난해 12월 매매가격이 9900만원이었는데 최근(26일) 실거래가격이 1억6500만원까지 뛰었다. 이 평형의 매매건수는 지난달에만 19건. 지난해 같은 달 4건 대비 5배 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만 매매건수가 5건으로, 하루 만에 매수세가 집중유입되는 기현상이 목격된다.
최근 매물로 나온 14층 호가는 1억9000만원으로 1년 전 가격 대비 1억원 뛰었다. 전세 1억1000만원을 끼고 매수할 수 있는 매물이라 지난해 매매가격 수준의 현금만 쥐고 있으면 '갭투자'를 통해 손쉽게 매수 가능하다.
지난 20일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등 5개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은 5개구를 제외한 인근 비규제 지역 저가 아파트로 최근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창원은 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성산구의 주간 매매가격이 지난주 1.98% 급등해 전국 지자체 중 1위였다. 전주도 1.95% 급등했다.
이런 규제빈틈으로 다주택자 지방 원정대가 뜨면서 외지인 매매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창원은 8월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총 2412건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가까운(44.1%) 1064가구를 외지인이 샀다. 1월 전체 매매거래건수 2876건 가운데 외지인 매수건수가 490(17.0%)건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다만 "취득세 계산시 주택수에서 제외되기는 하지만 종부세와 양도세는 포함된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지역이라면 보유 주택수가 몇 가구인지, 어떤 걸 먼저 매도하느냐에 따라 보유세와 양도세도 중과를 피할 방법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다주택자라도 비규제지역의 주택을 먼저 판다면 양도세 기본세율(6~42%)만 적용된다. 2주택·3주택자는 규제지역 주택을 매도할 때만 10%포인트, 20%포인트 중과세율이 적용(내년 6월부터는 20%포인트, 30%포인트 중과)되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조정대상 지역 1채와 비규제지역 1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일반세율이 적용된다. 3주택부터 지역과 상관없이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의 경기를 고려해야 하는 데다 외지인 매수라고 해도 주택공급에 순기능을 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 팀장은 "규제 예외가 좋으냐, 나쁘냐에 대한 판단을 떠나 근본적으로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부작용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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