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승격]'베테랑' 김호곤 단장-'초보' 김도균 감독이 만든 환상의 하모니

박찬준 입력 2020. 11. 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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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FC의 극적인 승격, '베테랑' 김호곤 단장과 '초보' 김도균 감독이 만든 환상의 합작품이었다.

수원FC가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플레이오프(PO)에서 극적인 1대1 무승부로 승격을 확정지었다. 정말 드라마같은 마무리였다.

승격 드라마를 이끈 김 단장은 지난 해 처음으로 프로팀 단장직에 올랐다. 지난 시즌 조용한 행보로 팀 안팎을 살펴본 김 단장은 올 시즌 칼을 뽑았다. 승격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첫번째 단추는 감독 선임이었다. 당초 박경훈 전 성남 감독 등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찾았던 김 단장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과감히 새 얼굴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김 감독이었다. 김 단장과 김 감독은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사람 보는 눈이 까다로운 김 단장은 프로 경험은 없지만, 아마추어 지도자, 프로 코치, 스카우트 등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쌓은 김 감독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계속된 낙마로 프로 감독에 대한 미련을 접었던 김 감독은 김 단장의 러브콜에 마음을 돌렸다.

의기투합한 둘은 수원FC의 승격이라는 대의 아래 힘을 합쳤다. 김 단장은 선수단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일단 경기장 내 숙소를 없앴다. 열악한 환경으로 기능을 하지 못했던 숙소를 폐쇄하고, 선수들이 출퇴근하도록 했다. 대신 경기 하루 전에는 호텔에서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없앤 숙소 공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선수들의 운동 공간을 늘렸다. 의무환경도 대폭 강화했다. 오랜 경험 끝에 의무실에서 치료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고민 상담이 이뤄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김 단장이 만든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다. 수원FC는 그간 전용 훈련장이 없었다. 김 단장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재단과 여러차례 접촉해, 보조운동장을 주 3~4회 쓸 수 있도록 했다. 수원종합운동장도 활용이 가능하게 해, 운동장 걱정 없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김 감독의 요청에 따라 전반전 후 바로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에 투자를 했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 등 시스템도 구축했다. 원정길에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형 텔레비전까지 구매했다.

하이라이트는 선수 영입이었다. 사실 축구인 행정가와 감독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선수 영입 문제다. 저마다 철학이 다른 만큼, 선수 보는 눈도 다르다. 돈을 집행하는 행정가가 제동을 걸면, 감독의 입이 나올 수 밖에 없고, 감독이 데려온 선수가 실패하면, 행정가가 '내 말이 맞지 않나'며 불만을 보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김 단장과 김 감독 사이에는 이런 갈등이 없었다. 김 단장은 오랜기간 스카우트로 선수들을 지켜본 김 감독의 선택을 믿었다. 필요하면 조언을 해줬고, 그때는 김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올 여름, 승격의 가능성이 보이자 김 단장은 말그대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김 감독에 힘을 실어줬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 감독은 김 단장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 단장이 "수원FC가 시민들이 사랑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이에 딱 맞는 팀으로 만들었다. 평소 공격축구의 지론을 갖고 있던 김 감독은 수원FC를 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으로 바꾸었다. 안병준이 득점왕에 오르는 등 수원FC는 K리그2 최다득점(52골)을 달성했다. 다양한 보직을 맡으며 경험을 쌓은 김 감독은 흐름을 잘 파악하고, 수싸움에 능한 모습을 보여줬다. 초보 답지 않은 지도력으로 수원FC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칭찬에 인색한 김 단장도 "생각보다 감각이 더 좋다"고 할 정도.

여기에 젊은 지도자 답게 말 보다는 영상을 활용하고, 의미없는 미팅 시간 대신 할말만 하며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였다. 선수들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원팀을 만들었다.

필요하면 김 단장에게 조언도 구했다. '단장'이 아닌 '축구인 선배'로 생각하고, 진솔하게 다가갔다. 김 단장도 흔쾌히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김 단장과 김 감독은 시즌 동안 여러차례 티타임을 갖고, 필요하면 소주잔도 기울이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김 단장은 선을 넘지 않고 현장에 믿음을 보였다. 경기 당일에도 김 단장은 현장에서 엔트리를 받아보고, 얼굴을 본 후에도 "파이팅" 한마디만 건냈다. 김 감독은 김 단장이 만든 울타리에서 소신껏 지도력을 펼쳤다. 김 감독은 첫 해부터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김 단장은 김 감독을 신뢰했고, 김 감독은 김 단장에게 의지했다. 둘은 경기 후 진한 포옹을 나누며, 눈물을 흘렸다. 그 결과는 바로 승격이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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