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5만마리 집단 탈출 이후
하천 정착·토착 물고기 포식 등
지역사회, 생태계 파괴 우려
[경향신문]
호주 남동부의 섬 태즈메이니아 앞바다에 설치된 양식장에서 연어 5만마리가 집단 탈출하는 일이 일어났다. 주변 지역민과 시민단체들은 연어가 포식 활동을 일삼으며 생태계를 황폐화하진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에코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태즈메이니아 앞바다의 한 대형 연어 양식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파손된 펜스 사이로 몸무게 약 4㎏에 이르는 연어 5만마리가 빠져나갔다. 2017년 미국 워싱턴주 앞바다에서 연어 약 20만마리가 양식장에서 탈출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탈출한 5만마리 역시 상당히 큰 규모다. 태즈메이니아는 노르웨이 등과 함께 양식 연어의 주요 생산지이다. 한국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도 최근 태즈메이니아산 연어를 수입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최대 관심사는 빠져나간 연어들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양식회사인 후온 아쿠아컬처는 현지 언론을 통해 “양식장에서 탈출한 연어는 오래 살지 못한다”면서 “양식 연어는 일반적으로 토착종을 먹이로 삼지 않는 데다 탈출한 연어 일부가 몇 달간 살아남는다 해도 그것이 ‘번성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가 나온다. 법규정에 맞는 양식 어업을 감시하는 지역시민단체인 ‘어류 양식의 이웃’의 피터 조지 회장은 이번 사고가 생태적 영향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무감각하다”고 비판했다.
조지 회장은 “연어가 바다에 즉각 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태즈메이니아 하천에 정착해 장기적인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어는 바다와 강에서 모두 생존한다. 시민단체 측은 탈출한 연어의 15%는 야생 어류를 먹고 산다고 반박하면서 탈출한 연어 중 7000마리 이상이 토착 물고기로 배를 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양식회사 측은 도망간 연어를 회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생태계 파괴에 대한 불안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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