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윈지코리아, 고액 정치 컨설팅의 비밀
◀ 조승원 ▶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매년 10조 원의 예산을 쓴다면서요?
이사장 자리도 그만큼 중요할 텐데, 이상직 의원의 행태를 보면, 처음부터 총선 출마를 위해 거쳐가는 자리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 허일후 ▶
게다가 선거법도 제대로 안 지켰어요.
그런데 민주당은 저런 논란들을 다 알고도 이상직 의원을 공천했군요?
◀ 곽승규 ▶
총선 한 달 전에 경찰이 이미 선거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했으니 민주당이 몰랐을 리가 없죠.
게다가 이미 작년부터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부적절한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었습니다.
◀ 조승원 ▶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시스템 공천을 했다고 자랑했잖아요?
공천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닙니까?
◀ 곽승규 ▶
적어도 이상직 의원 사례를 보면 공천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짚어볼 게 있습니다.
바로 정치컨설팅 업체 윈지코리아입니다.
◀ 허일후 ▶
윈지코리아요?
어떤 회사죠?
◀ 곽승규 ▶
정치컨설팅 회사인데요.
이상직 의원이 이곳에서 선거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이 업체를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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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경제통, 문재인 정부 경제 디자이너.
이상직 의원이 총선에서 내건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이상직 의원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윈지코리아라는 정치컨설팅 업체와 계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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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지코리아.
2009년에 설립된 정치컨설팅 전문 업체입니다.
청와대 출신 국내 최고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큰 선거에 강하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주요 실적을 보니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선거컨설팅,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이미지 컨설팅을 했다고 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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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지코리아의 대표는 박시영 씨.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여론조사행정관을 지냈고, 요즘은 방송 출연을 자주 해 얼굴이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상직 의원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윈지코리아의 컨설팅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시영 대표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도 이상직 후보가 출연했습니다.
[이상직/예비후보(지난 1월, 유튜브 <박시영의 눈>)] "을의 눈물을 안 닦아주면 안 되겠다. 정치인 중에 경제전문가는 별로 없잖아요. 정치를 해야 되겠다, 그래서 들어왔고요."
이상직 의원은 컨설팅 비용으로 얼마나 지출했을까?
이상직 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정치자금 보고서입니다.
1월 14일 홍보물 인쇄에 170만 원, 명함 디자인과 인쇄에 70만 원 등 모두 합해 윈지코리아에 695만 원을 썼다고 신고했습니다.
정작 여론조사와 컨설팅 비용은 모두 누락돼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컨설팅 비용은 직접 선거비용이 아니고 준비 비용이라 회계신고를 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신고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를 썼는지 알 방법도 없습니다.
선거 컨설팅 비용은 얼마나 될까?
후보자도, 컨설팅 업체도 철저하게 비용은 비밀에 부치고 있습니다.
참고할 만한 자료는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한 이승훈 전 청주시장.
검찰 수사결과 시장 선거에서 홍보대행사가 청구한 용역 비용은 총 3억1천만 원이었습니다.
[정치컨설팅 업체 직원] "보통은 일반적인 리서치가 아니라 선거 홍보물부터 시작해서 꽤 단위가 커요. 그건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많게는 몇억 원에서 아주 적게는 5~6천만 원 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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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지코리아의 설립자이자 대주주는 이근형 씨입니다.
정치컨설팅 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입니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 노무현 후보의 선거전략을 맡았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 여론조사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청와대에서 나온 뒤인 2009년 윈지코리아를 설립했습니다.
이근형 씨는 이상직 의원과 인연이 있습니다.
2018년 이상직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되고 두 달 뒤, 이근형 씨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 이사직을 맡았습니다.
공기업 비상임 이사는 경영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데, 한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고 3천만 원 정도의 연봉을 받습니다.
비상임이긴 하지만, 이상직 의원과 2년 가까이 함께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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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이근형 씨는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대통령의 핵심 측근, 양정철 원장이 이끄는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겸임했습니다.
민주당 선거전략을 이끌게 된 것입니다.
올해 1월에는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이 됐습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는 18명의 위원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이근형 씨는 간사였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로서 각종 여론조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공천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식 브리핑도 그가 담당했습니다.
[이근형/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2월 21일)] "금태섭 후보나 추가 공모한 김남국 변호사 두 후보 다 우리 당의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는 당 지도부 요청에 따라 김남국 신청자는 청년 인재로서 전략선거구 등에 우선 배치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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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씨는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으면서 윈지코리아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대주주입니다.
그런데 민주당 예비후보들 상당수가 윈지코리아에서 선거 컨설팅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모두 35개 지역구였습니다.
이상직 의원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윈지코리아는 "이상직 의원은 홍보물과 여론조사에 약간의 컨설팅도 해줬다"고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35명의 예비후보 모두 컨설팅을 해준 건 아니다. 홍보물만 맡은 곳도 있고, 여론조사까지 해준 곳도 있어서, 비용은 다 제각각"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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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자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이근형 씨.
그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는 공천을 바라는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돈을 받고 컨설팅 영업을 했습니다.
총선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바로 다음날,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나란히 사퇴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이후 민주당에 논란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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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5998397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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