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팬덤 뒤엔 전직 대통령 '지못미' 있었다
박사모 중앙부회장 신용표
"박정희 딸에 기대감 컸다"
김경수 열혈지지자 전영조
"노무현-김경수 내겐 똑같아"
◆ SPECIAL REPORT : 팬덤 전성시대, 빛과 그림자 / ① 쓴소리 금지 외치는 정치팬덤 ◆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현재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 외에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직 대통령의 후광 또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정서로 강력한 팬덤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중앙부회장인 신용표 씨(59)는 주말마다 서울 종로를 찾는다.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신씨는 "평일에는 강원도 영월에서 약초를 캐다가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온다"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집회나 기자회견을 열어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다룬 온라인 뉴스에 댓글을 다는 활동도 한다. 신씨는 2007년 박사모에 가입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딸이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눈에 익어 (정치) 활동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그런데 당시 한나라당 내부 갈등이 심해 '그냥 놔두면 저 사람이 아무것도 못하게 되겠구나' 하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 박사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박사모 활동을 하며) 정책은 크게 따져 보지 않았다"며 "최대한 그분 관점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 팬클럽인 '김경수와 미소천사'는 김 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재판을 참관하며 응원한다. 이 팬클럽 카페지기를 맡기도 했던 전영조 씨(58)는 "최소 스무 번 이상 재판을 참관하며 재판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전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착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 지사에 대한 지지로 이어가고 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 김 지사를 동일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전씨는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창원 사람들은 툭하면 노무현 탓을 했다. '이 사람이 뭘 그리 잘못했기에' 하고 알아보니 대단한 분이라 그때부터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경남 봉하로 내려오면서 봉하마을 가꾸기 활동에 참여했다. 김 지사가 정치에 입문하자 주변 사람들과 함께 후원회를 결성했다고 한다.
[기획취재팀 =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 정승환 재계·한상전문기자 / 이윤식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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