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팜테코, 삼바 넘는 글로벌 톱 CMO 노린다
SK그룹 내 CMO 전담 기업
국내외 1300여명 직원 포진
2~3년내 연매출 1조원 전망
5년내 기업가치 10조원 목표
SK그룹 지주회사 SK(주)의 바이오제약 부문에 있는 한 임원급 관계자는 29일 "미국·유럽·한국이라는 삼각편대가 보유한 생산 노하우와 기술력, 글로벌 판매망에 기반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SK팜테코는 SK(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원료의약품 CMO 통합 법인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세 국가에 있는 법인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며 "각국에서 CMO 생산 규모는 총 100만ℓ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SK팜테코 본사는 미국 현지에 있고 경영진도 상당수 현지인들로 편성된 국내 유일한 기업"이라면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해외 생산시설을 잇달아 인수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주)는 1998년 SK에너지 사업부로 의약품 생산 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2015년 SK바이오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주)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이 탄생했다. SK팜테코는 한국법인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이 2017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아일랜드 CMO를 인수하면서 설립된 SK바이오텍 아일랜드, 2018년 인수한 미국 위탁생산개발(CDMO) 법인 앰팩(AMPAC)을 자회사로 둔 SK(주)의 통합 CMO 법인으로 올해 1월 설립됐다.
SK바이오팜이 SK그룹 내 신약 개발을 담당한다면, SK팜테코는 원료의약품 생산 기지로 기능한다. 삼성그룹 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 개발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원료의약품 생산을 맡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연태 SK(주) 바이오제약 부문 실장은 "미국 법인(앰팩)과 유럽(SK바이오텍 아일랜드), 한국(SK바이오텍)을 아울러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2025년까지 기업가치 10조원대 글로벌 CMO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SK팜테코에 따르면 미국 생산 법인 앰팩은 지난 5월 미국 보건복지부에서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의약품 부족 현상에 대처하고자 만들어진 최대 1조원대 규모 필수 의약품 확보 컨소시엄에서 민간 사업자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SK팜테코는 지난 7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본사 신사옥을 마련했다. 현재 아슬람 말릭 SK팜테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핵심 인력 2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말릭 CEO는 SK가 2018년 인수한 미국 앰팩 CEO 출신이다. 미국 원료의약품 생산업에서 34년의 경험을 보유한 제약·원료의약품 분야 전문가로, 그가 개발자·공동개발자로 이름 올린 국제특허만 56개에 이른다.
현재 국내 CMO 기업 중 미국에 본사를 둔 것은 SK팜테코가 유일하다는 점도 국내 CMO 기업으로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현재 미국 앰팩에서 590여 명, 한국 SK바이오텍에서 378명, SK바이오텍 아일랜드에서 340여 명의 계열사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CMO 사업 통합 매출은 2017년 1094억원 수준에서 2018년 4873억원, 지난해 5554억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15~20%가량 성장해 약 6400억~7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연 매출 '1조클럽'에 들어간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2~3년 내로 한 해 매출 1조원 돌파가 머지않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팜테코가 합성의약품 CMO에서 이미 글로벌 '톱10' 수준이라고 판단해 고부가가치 영역인 바이오 CMO로의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SK팜테코 모회사인 SK(주)가 2018년부터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바이오테크에 꾸준히 투자해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싱가포르 항체치료제 개발사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가 한 예다. 현재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 3상에 들어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가 투자한 또 다른 항체치료제 개발사 하버바이오메드 역시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주도하는 코로나19 항체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SK(주) 임원급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 한국까지 현지 생산시설을 마련함과 동시에 미국 본사에서는 글로벌 고객사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2025년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해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을 아우르는 CMO 전체 밸류체인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CMO 시장은 2017년 920만달러에서 올해 1조50만달러, 2023년 1조4600만달러로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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