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농구'하는 오리온 최현민, "이대성과 재회, 복 받은 거다"

이재범 2020. 11. 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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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오리온에 이대성이 있어서 제가 복 받은 거다. 오리온에서 처음 인사할 때 대성이가 안아주면서 ‘형, 행복하게 같이 농구하자’고 한 게 생각이 많이 난다”

최현민(194cm, F)은 지난 11일 전주 KCC에서 고양 오리온으로 이적했다. 오리온에서 두 경기 평균 8분 14초 출전해 2.0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한 최현민은 휴식기 이후 좀 더 많은 출전기회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현민은 29일 전화통화에서 “(강을준) 감독님께서 너무 편하게 해주신다. ‘부담 없이 웃으면서 농구하자’며 자신감도 심어주셔서 잘 적응하고 있다”며 “KGC인삼공사에서는 3번과 4번(파워포워드)을 봤는데 KCC에서 4번만 봤다. 오리온에선 감독님께서 ‘4번보다는 3번을 봤을 때 제 진가가 나타날 거’라고 말씀해주셔서 빅맨 움직임이 아닌 3점슛이나 외곽 움직임 등 3번으로 패턴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전했다.

이어 “저는 3번(스몰포워드)을 하고 싶었고, KGC인삼공사에서 나올 때도 3번을 볼 수 있는 팀에 가고 싶었다. 오리온에서 제가 하고 싶은 농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3번으로 연습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좋다”며 “4번을 보기에는 제가 정통 빅맨이 아니었다. 4번은 큰 선수들이 하는 게 맞고, 저는 신장이 2m가 안 되니까 장기적으로 볼 때 3번으로 뛰는 게 맞다. 어릴 때부터 대학 3학년까지 3번만 보다가 4학년 때 4번을 본 뒤 프로에서 3,4번으로 출전했다. 팬들께서 저를 4번으로 많이 생각하시지만, 저는 3번, 외곽 플레이가 더 좋다”고 덧붙였다.

최현민은 대학 4학년 때 팀 사정상 파워포워드로 출전했지만,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것도 사실이다.

최현민은 “그 때(대학 4학년) 상대팀 4번보다 훨씬 빨랐다. KGC인삼공사에서도 4번으로 뛸 때 미스매치를 활용했다. 그러면서 성장한 것도 맞다. 오리온에 이승현도 있고, 이종현과 박진철까지 가세했다. 오리온에는 정통 빅맨 자원이 늘었고, 3번에는 허일영 형만 있다. 일영이 형이 몸이 조금 안 좋을 때 제가 오리온으로 이적했다”며 “3번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제 신체조건에선 3번으로 뛸 때 오히려 미스매치까지 날 수 있다. 감독님께서 ‘외곽에서 스텝만 맞으면 과감하게 슛을 던지라’고 하신다. 예전보다 운동신경이나 운동능력이 조금 돌아와서 잘 뛰기에 속공이나 수비 참여도 강조하신다. 감독님께서 ‘외곽슛만 보완하면 된다’고 말씀하셔서 정말 감사 드린다”고 했다.

최현민은 더 많이 뛸 수 있는 오리온으로 트레이드 한 KCC에게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KCC에서 비시즌 동안 휴가도 반납하고 하루도 안 쉬었다. 감독님께도, 팬들께도 죄송해서 그랬다. 연습경기 때 조금 뛰었지만, 시즌이 개막한 뒤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하곤 해서 힘들었다. (최형길) 단장님께서 ‘트레이드가 되었다’며 ‘오리온으로 가서 경기를 많이 뛸 수 있을 거’라고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전창진) 감독님도 ‘보내고 싶지 않지만, 선수 생활을 위해서 가는 게 낫고, 성실하니까 잘 적응하면 더 좋은 선수 될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오리온으로 이적하며 대학과 상무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이대성과 재회한 최현민은 “오리온에 이대성이 있어서 제가 복 받은 거다. 대성이가 연습할 때도 같이 연습하고, 슛 쏠 때도 같이 쏘며 슛 밸런스를 봐준다. 대성이가 자신이 돌파할 때 ‘어느 자리에 가면 패스를 주겠다’는 이야기도 해준다”며 “의지가 많이 된다. 든든하기도 하다. 상무도 같이 있었고, 저보다 1년 후배라도 어른스럽고, 농구에선 저도 본받고 싶은 게 많아서 저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오리온에서 대성이와 같이 있는 게 좋다”고 이대성과 같이 뛰는 걸 반겼다.

이어 “오리온에서 처음 인사할 때 대성이가 안아주면서 ‘형, 행복하게 같이 농구하자. 같이 코트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자’고 한 게 생각이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최현민과 함께 김세창도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오리온으로 이적했다. 지난 23일 2020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박진철도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중앙대 후배다.

최현민은 “시즌 중 이적하면 60일 동안 구단에서 숙소를 제공한다. 김세창과 같은 오피스텔을 쓰고 있다. 매일 같이 밥 먹고, 이야기도 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어려워할 거 같아 친근하게 잘 해주는데 세창이도 싹싹하게 잘 한다. 운동할 때도 같이 다닌다”며 “박진철도 신인으로 들어왔다. 중앙대 후배들이 와서 기분이 좋고, 이들이 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현민은 KCC에서 두 경기 평균 3분 43초 출전했다. 오리온으로 이적 후 출전시간이 조금 더 늘었다.

최현민은 “제가 KCC에서 뛰었을 때는 승부가 다 끝난 뒤였다. 오리온으로 트레이드 직후 첫 경기(11월 14일 vs. 삼성)를 뛰었을 때 시즌이 개막하는 기분이었다. 설레고, 긴장이 되었다”고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 순간을 떠올렸다.

최현민은 2주간 휴식기를 다른 어떤 선수보다 알차게 보낼 듯 하다. 이번 휴식기가 새로운 팀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최현민은 “시즌 중간에 합류하면 경기가 계속 될 때 적응을 못 할 수도 있다. 2주 가량 연습할 시간이 주어졌다. 팀 훈련을 함께 하며 감독님께서 지시하는 것과 5대5 매치업을 훈련하니까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감독님께서도 불러서 ‘트레이드 된 이후 잘 하려고 하면 반대로 부담이 되어서 더 자기 플레이를 못 할 수 있다. 연습한 대로 하려고 하고, 부담을 내려놓아라. 감독을 믿고 뛰면 된다’고 말씀해주신다. 그래서 감사하다. 시즌이 재개되어 다시 뛴다면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코트에서 잘 해서 잘 적응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처음에 왔을 때 감독님께서 ‘최면에서 깨라. 최면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어 “훈련할 때는 최면에서 깨어났다. 실전에서 깨어났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선수는 코트에서 보여줘야 하는 거다. 말로만 하는 것보다 코트에서 보여드리는 게 맞다. 그래서 슛 연습 등 개인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현민은 “코트에서 많이 못 뛰었는데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게 소중하고, 선수는 코트에 서야 선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만큼 조금이라도 뛸 수 있는 게 행복하고, 기회를 주셔서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며 “전 특출하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서 잘 하는 걸 보여드릴 수 없다. 그래도 다른 선수보다 더 성실하고 열정적인 선수라는 건 말씀 드릴 수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팬들께서 경기장에 많이 못 오시겠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응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리온은 12월 3일 고양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로 다시 시즌을 시작한다.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백승철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 sinae@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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